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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현대·당대' 3人의 예술… 대륙이 반했다

입력 : 2014-11-09 20:58:10 수정 : 2014-11-09 23: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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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이왈종·김현정 작가
베이징 ‘한국작가3인전’ 개막식
한국 작가 3인 초청전 개막식이 현지시간으로 8일 저녁 중국 베이징 진르미술관(今日美術館)에서 중국 미술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19일까지 이어질 이번 전시는 세계일보와 중국 당대 미술의 메카인 진르미술관이 공동으로 마련한 자리로 백남준, 이왈종, 김현정 작가가 초대를 받았다. 

8일 중국 베이징 진르미술관에서 세계일보 주최로 열린 ‘하나에서 셋으로-한국 예술가 3인전’ 개막식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취재진 50여명이 참석해 열띤 관심을 보이고 있다.
베이징=이재문 기자
그동안 중국에서 한국 작가 전시는 많았지만 중국 현대미술을 이끌고 있는 주류 미술계 인사가 직접 기획한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기획을 맡은 베이징대 예술학과 펑펑(彭鋒) 주임교수는 2011년 세계 미술계 최대 행사인 베니스비엔날레 중국관 총감독과 올해 중국 신장비엔날레 총감독을 맡는 등 중국 미술계 실력자로 통하는 인물이다.

이날 개막식은 내로라하는 베이징 미술계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3두마차’로 중국 미술을 견인하고 있는 중앙미술학원, 베이징대, 칭화대 출신 작가와 평론가, 학자들이 대거 발걸음을 했다.

베이징 고궁박물원 학술위원회 비서장 스안창(施安昌)과 원로 연구원 리훼빙(李輝炳), 중앙미술학원 국제협력처장 쉬자(徐佳)와 교수 인지난(尹吉男), 베이징 쉬엔(宣武)구 전 구청장 왕진종(王金鐘), 중앙미술학원 교수 쉐용녠(薛永年)과 자오리(趙力), 칭화대 교수 장간(張敢), 베이징어언(語言)대학 교수 쟈오동메이(趙冬梅), 고궁박물원 학예연구실장 위훼이(余輝) 등이 얼굴을 보였다. 중국 문화계 최고 원로인 펑치융(馮其庸·92) 선생은 이례적으로 전시 성공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기획자에게 직접 전달했다.

8일 중국 베이징 진르미술관에서 열린 ‘하나에서 셋으로-한국 예술가 3인전’ 개막식에 참석한 권영세 주중 한국대사(가운데)가 화가 김현정(왼쪽), 배우 장서희(오른쪽)와 함께 김현정이 그린 장서희의 초상화를 살펴보고 있다.
베이징=이재문 기자
한국 측에선 권영세 주중 한국대사, 세계일보 조한규 사장과 김태식 조사위원 중앙위원회 의장, 홍광표 기획조정실장, 남북경제협력포럼 이오영 이사장과 김성호 사무총장, 북경한국중소기업협회 조동섭 부회장, 한국발전기획원 김경희 이사장, 주중한국문화원 김진곤 원장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개막식 축사에서 조 사장은 전시 주제인 ‘일분위삼(一分爲三·하나에서 셋으로)’을 한국 전통사상에 입각해 설명, 중국 미술계 인사들의 주목을 받았다.

조 사장은 “고대 한국 민족의 경전인 천부경(天符經)은 그 첫 구절에서 ‘일시무시일 석삼극 무진본(一始無始一 析三極 無盡本)’이라고 밝혔다”며 “이는 ‘한(一)은 비롯(시작)이나 한은 비롯함이 없다(한은 영원히 순환하면서 스스로 존재한다). 한(一)은 세 극(天·地·人)으로 나눠지지만, 변함도 없고 다함도 없는 근본이다’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즉 ‘一에서 二’로 나눠지지 않고 ‘一에서 三’으로 나눠진다는 것이다.

이어 조 사장은 “셋(三)은 펑펑 교수도 말했듯이 대립과 분열이 아닌 화목(和睦), 즉 ‘화(和)’를 의미하며 원효 스님의 화쟁사상(和諍思想), 이율곡 선생의 ‘화사상(和思想)’의 본질로서 한국 사상의 뿌리”라면서 “따라서 ‘하나에서 셋으로(一分爲三)’는 한국 문화와 한국 예술의 기본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축사에 나선 권 대사는 “세계일보와 진르미술관이 한국 미술을 중국에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해줘 감사를 드린다”며 “중국인들이 한국 미술을 제대로 즐기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8일 중국 베이징 진르미술관에서 세계일보 주최로 열린 ‘하나에서 셋으로-한국 예술가 3인전’ 개막식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미술품 감정가 이동천 박사, 베이징대 펑펑 교수, 권영세 주중 한국대사, 세계일보 조한규 사장, 배우 장서희, 화가 김현정, 진르미술관 가오펑 관장.
베이징=이재문 기자
이날 행사에는 국민배우 장서희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자신의 초상화가 전시에 출품되면서 개막식 귀빈으로 초대를 받았다. 중국에서 한류 스타로 국빈 대우를 받고 있는 장서희가 전시장에 들어서자 중국 팬과 취재진이 한꺼번에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김현정 작가가 그린 장서희 초상화 앞에는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관람객이 진을 칠 정도였다. 자연스럽게 백남준, 이왈종 작품으로까지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중국에서의 한류 바람이 한국의 순수 예술 분야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고무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장서희의 중국 내 광고주 10여명도 전시장을 둘러보며 한국 작가 작품들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전시장을 아예 CF 촬영 배경으로 삼기도 했다.

개막식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선 중국 40개 언론사 기자가 참여해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펑펑 교수, 한국 측 공동기획자 이동천 박사, 진르미술관 가오펑(高鵬) 관장, 전시 작가 등에게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왜 세 작가를 하나로 묶었는지에 관한 질문이 가장 많았다.

기획자의 답은 명쾌했다. 세 작가 모두 전통(고전), 현대, 당대를 하나로 아우르는 점이 공통점이라고 했다. 세 작가의 작품 하나하나에 고전, 현대, 당대가 모두 스며들어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전시 타이틀도 ‘하나에서 셋으로’다. 중국판 트위터 언론 웨이보(微波)도 성공적인 전시 개막 소식을 전했다.

베이징=편완식 미술전문기자 wansi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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