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말리는 ‘땅콩 자매’에 질타 쏟아져
‘땅콩회항’ 사건으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지난 30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서부지방검찰청에서 구치소로 이송되면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이재문 기자 |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
조 전무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날 내부 직원에게 이메일을 통해 “조직문화나 지금까지 회사의 잘못된 부분은 한 사람에 의해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모든 임직원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조 전 부사장 등 대한항공 오너일가는 ‘램프 리턴’ 사태 초기 부터 ‘내탓’이 아닌 ‘네탓’으로 돌려 사태를 악화시켰다. 대한항공은 사건이 처음 보도된 지 15시간이 지나서야 공식 입장을 내놓으면서 “기내 서비스와 기내식을 책임지고 있는 임원으로서 문제제기와 지적은 당연한 일”이라고 책임을 직원들에게 떠넘겼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18일 서울 강서구 공항동 국토교통부 항공안전감독관실에 출두하면서 눈물을 지으며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출두 직전에 대한항공 임직원 수십명이 동원돼 여자 화장실 청소를 재차 요구하는 등 ‘반성’의 진성성을 의심받았다.
성민정 중앙대 교수(광고홍보학)는 “사건 보도 직후 대한항공이 아닌 조 전 부사장의 이름으로 사과문을 발표하고, 곧바로 모든 보직에서 물러났다면 사태가 이렇게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매체 환경이 예전과 같지 않아 진정성 없는 사과로는 사건을 덮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승범 맥신코리아 대표는 “대한항공은 사건을 진화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특히 ‘조현아 구하기’에만 매몰되다 보니 거짓 진술과 사건 은폐, 진정성 없는 사과를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가 이번 사태를 은폐하려 했다는 정황이 제기되고 있다. 국토부는 사건 발생 당시 해당 비행기에 타고 있던 국토부 직원 2명으로부터 구체적인 목격 상황을 보고 받고도 대한항공이 탑승자 정보를 주지 않아 조사가 늦어졌다고 거짓말을 한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나기천·권이선·최형창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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