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 2살딸 쇠파이프로 때려 숨지게 한 울산 양모, '징역 20년'에 항소

입양한 25개월 딸을 쇠파이프(옷걸이용 지지대)로 때리고 매운 고추를 먹여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은 울산 양모가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7일 울산지법은 양모 A(47)씨가 1심 재판부인 제1형사부(재판장 김원수 부장판사)에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 3일 1심은 양모 A(47)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배심원 9명 모두 살인죄가 맞다며 유죄를 평결했으며 7명이 징역 20년, 2명이 징역 18년의 의견을 냈다.

앞서 검찰은양모에 대해 살인죄와 아동복지법 위반죄 등으로 구속기소하고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무기징역을 구형한 검찰도 양모의 항소에 맞서 쌍방 항소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아이의 키 만한 쇠파이프로 심하게 구타해 아이의 온몸에 피하출혈이 생기고 전체 혈액량이 20∼25% 소실된 것으로 추정되는 등 아이가 회복하지 못할 상황에까지 이르렀다"며 "이로 인해 아이가 저혈량 쇼크로 사망할 가능성을 인식했을 수 있다"며 살인죄를 인정했다.

또 "신체적, 정신적으로 보호해야 할 보호자가 아이에게 매운 고추를 먹이고 찬물로 샤워시키는 등 학대해 결국 소중한 아이의 생명을 앗아갔다"며 "입양신청 과정에서 잘 키우겠다고 약속한 만큼 더 큰 책임을 져야 하는데도 피고인은 아이를 자신의 소유물로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25일 입양한 딸이 장난친다는 이유로 쇠파이프로 30분 동안 때리는 등 폭행하는 가하면 매운 고추를 잘라 물과 함께 먹이고 찬물을 뿌리는 등 학대해 다음날 오후 4시께 외상성 경막하 출혈과 다발성 타박상 등으로 사망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다자녀 혜택을 노리고 양딸을 입양하는 과정에서 재산과 관련한 입양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집과 남편 사무실, 상가의 부동산임대차계약서와 재직증명서 등을 위변조해 입양기관에 제출하는 등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있다.

박태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