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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美대사 테러… 그래도 韓·美동맹 굳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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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3-05 19:31:10 수정 : 2015-03-06 14:5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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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퍼트 美대사, 세종문화회관서 진보단체 대표에 피습
오른쪽 얼굴 12㎝ 등 5곳 자상… 긴급 봉합수술 받아
트위터에 “상태 좋아”… 한글로 “같이 갑시다” 글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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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미국대사가 서울 한복판에서 흉기 공격을 당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해 국내외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최근 한·미 간에 미묘한 사안이 잇따랐다는 점에서 향후 양국 관계를 우려하는 견해가 적지 않으나, 62년 동맹인 양국이 이 고비를 지혜롭게 넘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5일 오전 7시40분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행사 참석 도중 김기종 우리마당 대표가 휘두른 과도에 오른쪽 턱 위 12㎝ 자상 등 총 5곳에 큰 상처를 입고 병원으로 이송돼 봉합수술을 받았다. 김씨는 리퍼트 대사 습격 당시 “전쟁 반대”, “한·미 연합훈련 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초청강연회에 참석했다가 김기종 우리마당 대표가 휘두른 흉기에 얼굴과 왼팔 등을 찔려 피를 흘리며 행사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 = 연합
한·미 양국은 이번 사태를 개인의 돌출행동이 빚은 개별적 사건으로 보고 사태 확산 차단에 나섰다. 리퍼트 대사는 수술을 마치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잘 있고, 굉장히 좋은 상태에 있다”며“한·미 동맹의 진전을 위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돌아올 것이다. 같이 갑시다”라고 말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전화통화에서 “불행한 사건에도 불구하고 한·미 동맹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강조한 데 대해서도 “한·미 동맹이 강력하다는 데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말했다.

“지지에 깊이 감동했다. 가능한 빨리 돌아가 한·미동맹을 증진시키겠다.” 5일 테러를 당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수술 직후 트위터에 올린 글.
리퍼트 대사 트위터 캡처
워싱턴타임스·세계일보 공동주최 미디어콘퍼런스(세계언론인회의) 참석차 방한한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차관보 역시 세계일보 기자와 만나 “정신나간 사람(crazy guy)이 한 일 때문에 한·미 관계가 영향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해 한·미 관계와 한·미 동맹 등 다른 이슈와는 관계 없는 ‘아이설레이티드 인시던트’(isolated incident·개별적 사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게 정부 당국자의 설명이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테러한 김기종씨가 5일 범행 현장인 서울 세종문화회관 강연장에서 붙잡한 뒤 경찰차로 끌려가고 있다.
사진 = 연합
상당수 전문가들도 미국 대사 피습이 충격적인 사건이지만 한·미 관계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미국과 한국민 간의 인식 차가 많이 좁혀졌다고 생각했으나 이 사건을 통해 (그게 아니구나라고) 의구심을 북돋울 수는 있어도, 한·미 동맹에 금이 갈 정도로 악화화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미 관계의 근간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어도, 미국 정가·관가에서 한국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다. CNN 등을 통해 미 대사가 피를 흘리는 충격적인 모습에 미국 국민 사이에서 반한(反韓) 감정이 조장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미 양국은 최근 웬디 셔먼 국무부 차관의 과거사 양비론 발언으로 한국민이 반발하는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특히 김씨가 의도했던 것과는 반대로 미국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지가 위축되고, 대미 협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남궁 영 한국외국어대 정치행정언론대학원장은 “미국대사라는 상징성 탓에 미국 조야에서 반한 감정이 생성될 수 있다”며 “우리가 중국과 가까워지면서 일본이 미국에 가서 ‘한국은 (미국의) 진정한 친구라기보다는 리틀차이나’라고 선전해 왔는데 우리 외교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이 5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테러 사건이 발생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 앞에 도열해 일반인의 출입을 차단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이번 사건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송대성 전 세종연구소 소장은“정부가 의도적으로 벌인 일도 아니고 이런 고비를 넘겨야 전략동맹, 안보동맹, 신뢰동맹이라는 한·미 간 3대 동맹 목표를 이룰 수 있다”며 “한·미가 서로 깊은 대화로 신뢰를 구축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청중·김민서·염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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