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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한 경제성장 뒷받침… 내수경기 부양 '특단의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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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한국은행의 깜짝 금리인하결정이 알려진 순간 시장에서는 장탄식이 쏟아졌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무르익었지만, 이달에 전격 단행하리라는 예상은 희박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1%대에 진입했다는 것은 한국이 저성장, 저물가에 진입했다는 상징적인 신호라는 평가도 나온다. 해외 경제전망기관들은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조정하고 있다. 한은도 다음달 9일 발표하는 수정경제전망에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4%에서 3%대 초반으로 내릴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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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격 인하 배경은?

한은이 4월 이후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이었던 이유 중 하나는 지난달 ‘만장일치’ 동결 결정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난 10일 공개된 금융통화위원회 2월 의사록을 보면 이미 금통위 위원들 사이에서 경기하방 압력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었다.

지난 2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5% 올랐지만, 담뱃값 인상 부분을 제외하면 사상 첫 마이너스(-0.06%)물가였다. 한은의 2013∼2015년 물가안정 목표가 2.5∼3.5%인 점을 고려하면 저유가 등을 감안해도 적정 수준에 한참 못미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금의 저물가는 유가하락에 의한 공급요인에 의한 것”이라며 경기침체를 수반하는 디플레이션과 연결지어서는 안된다고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내수 회복 부진으로 당초 전망한 경제성장률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인정, 이번 금리인하의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경제학과)는 “이번에 전격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은 (한은이)경기침체 추세가 거의 확연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지난 1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9%에서 3.4%로 내린 바 있다. 다음달 발표하는 수정경제전망에서는 3% 초반까지 추가 하향조정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해외 경제예측기관들도 잇따라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내리고 있다. 지난달 이후 27개 해외 경제예측기관이 내놓은 한국의 (GDP) 증가율 전망치는 평균 3.4%이며, 2%대 전망치(노무라증권, 2.5%)를 내놓은 곳도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남정탁 기자
◆인하 효과에 엇갈리는 전망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만에 이뤄진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금리 인하로 위축된 소비와 투자 심리를 완화할 것이라는 낙관론과, 효과는 미미하고 가계부채만 더 부풀려 미국 금리인상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회의론이 치열하게 맞붙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두 차례 인하했기 때문에 지금 그나마 버티는 것”이라며 “실물 경기 지표가 계속 악화되는 상황에서는 인하가 반드시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금융IT학)는 “이번 금리인하는 시장 심리 반전에 도움이 될 것이고 추가로 한 번 정도 더 내리는 것이 좋다”면서 “금리인하 효과가 5∼6개월 후 나타나는 만큼 하반기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하기 전에 경기를 회복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 기준금리를 연1%대로 낮춘 12일 외환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화면을 통해 외환 시세 등을 살펴보고 있다.
남정탁 기자
반면 지난해 두번의 금리인하 후 반년이 지났지만 효과는 제한적이고 가계부채만 늘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기업들은 여전히 사상 최대 규모의 사내유보금(현금)을 쌓아둔 채 투자할 생각을 않고, 가계부채만 급증해 소비를 위축시킨다는 지적이다. 정대영 송현경제연구소장은 “하우스 푸어에게는 (원리금 상환에) 조금 도움이 되겠지만, 은퇴자 등 금리로 생활하는 사람들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기업은 금리가 아니라 경기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를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금리인하는)위험요인을 키운 것”이라며 “부동산 쪽은 숨통이 트일 수 있겠지만 가계부채는 늘어날 것이고, 미국이 금리를 올렸을 때 정책 선택의 폭이 좁아졌다”고 평가했다.

김수미·오현태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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