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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 '세월호 아픔' 자연 품에서 치유 기원"

입력 : 2015-04-09 21:17:29 수정 : 2015-04-09 21: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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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목항 추모숲 조성 앞장 오드리 헵번 아들 션 헵번 “시들어가는 화환보다 영원히 살아 있는 ‘숲’을 드리고 싶었다.”

세계적인 은막의 스타였던 오드리 헵번의 첫째 아들 션 헵번이 ‘세월호’가 가라앉은 지 359일째인 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기억의 숲’을 팽목항에 만들겠다고 밝혔다.

헵번은 어머니 오드리 헵번이 은퇴 후 제3세계 아동들을 위해 활동했던 뜻을 이어받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각종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다. ‘션 패밀리’로 불리는 헵번과 그의 가족들은 10일 팽목항에서 4.16㎞ 떨어진 전남 진도군 무궁화 동산에서 기념 식수를 하는 것을 시작으로 장기간에 걸쳐 기억의 숲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헵번의 가족과 함께 4·16 가족협의회 대표 이금희씨(실종자 조은아양 어머니), 정동수씨(희생자 정성욱군 아버지), 최경덕씨(희생자 최성호군 아버지) 외 이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는 김형수 ‘트리플래닛’ 대표가 참석했다.

헵번은 “어떤 부모가 자식을 잃는 아픔에 준비돼 있을 수 있겠냐”며 “저희 어머님은 제3세계를 돌아다니며 아동 구호 활동을 펼쳤는데, 아마 유럽이나 미국에서 어린이들이 대규모로 죽는 일이 일어났다면 누군가 돌을 던지거나 차를 뒤집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이 개발도상국은 아니지만 이렇게 많은 아이들이 죽었다는 측면에서 많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숲을 만드는 이유에 대해 “갑작스러운 이 비극을 맞닥뜨렸을 때 자연으로 돌아가 이유를 돌아보고 온전한 우리 자신과 다시 마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세월호 기억의 숲’ 조성 이유를 밝혔다. 이어 “35년 전 한국에서 1년간 지내며 ‘오, 인천’이라는 영화를 만들 때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며 “기업가들이 너무 많은 것들을 원하다 보니 사고가 일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헵번은 “특히 과적으로 이번 사건이 일어났다고 들었는데 왜 그렇게 위험한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했는지, ‘왜 아이들이 먼저 구조되지 않았는지’ 명확한 이해가 이루어져야 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함께 행사에 참석한 헵번의 부인 카린 헵번은 유가족에게 “더 이상 할 말이 있겠냐”며 “(유가족들이) 말하기 힘든 비극이 매일 떠오르겠지만 포기하지 말고 원하는 노력들을 진행해 나간다면 훌륭한 국가와 사회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헵번은 “(나무가 자라면서) 이 일이 20∼30년 후에도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끝으로 기자회견을 마쳤다.

‘세월호 기억의 숲’은 헵번 가족이 초기 기부한 5000만원과 네티즌 등을 통해 모은 기금으로 팽목항에서 4.16㎞ 떨어진 전남 진도군 ‘무궁화 동산’에 조성된다.

이지수 기자 v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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