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실종자 수습 차원에서 세월호를 통째로 인양하기로 사실상 결정했다. 해양수산부 세월호 선체처리 기술검토 태스크포스(TF)가 10일 중간 기술검토 결과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유기준 해수부장관도 “최종 결과도 중간결과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이달 말 세월호 인양을 결정하면 업체 선정과 세부설계 등을 거쳐 이르면 오는 10월쯤 인양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년 말에는 인양될 수 있지만 최악의 경우에는 2년 넘게 걸릴 수도 있다. 인양비용도 적게는 1000억원에서 심각한 기술적 실패 시에는 2000억원 이상 소요될 수도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해수부와 TF는 세월호 선체를 통째로 인양하기 위해 해상크레인과 플로팅도크(Floating Dock) 조합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유장관은 이날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세월호 가족들을 만난 자리에서 “4월 말로 예정된 세월호 인양 기술검토 최종 결과 발표가 앞당겨질 것 같다”며 “최종결과도 중간결과와 같이 인양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TF의 현장조사 결과 세월호 선체는 수심 약 44m 지점에 가라앉아 있으며, 선체의 좌현이 1∼1.5m가량 묻혀 있다. 선수는 북쪽 기준으로 동쪽으로 약 53도 방향에 위치하고 좌현 후미 부분은 충격에 의해 변형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의 무게는 침전물까지 더해져 1만200t(수중 8400t)가량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양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작업은 무게중심을 어떻게 잡느냐다. 세월호 침몰 당시 차량 및 화물의 고박(고정결박) 부실로 배 안의 화물이나 구조물이 어떤 방향으로 쓰러져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무게중심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선체 인양에서 무게중심의 산정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지만 출항 시 내부 화물의 적재상태 및 침몰 시 화물 위치 변화 파악이 곤란한 상태다. TF는 선체의 무게중심은 출항 당시 선미로부터 60.35m였으나, 침몰 시 화물위치 이동 등으로 선미로부터 54.96∼58.34m까지 이동된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쪽으로 화물이 몰려 있으면 인양 과정에서 쇠줄이 끊어질 우려가 있어 무게중심을 정확하게 산정해야 한다.
세월호 선체가 얼마나 양호한지도 관건이다. 선체 측면은 하부구조와 달리 와이어와 선체의 연결지점(인양점)에서 견디는 힘이 다소 약할 수 있다는 게 TF의 판단이다. 세월호는 건조된 지 20년이 지나 약해진 부분도 있을 수 있어 인양점의 부분적 파괴로 2차 사고가 발생할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중대본이 인양 결정 후 인양 업체의 기술제안서를 받고 계약하기까지 1∼2개월이 걸린다. 국내에서는 단독으로 인양 가능한 기술력을 가진 업체가 없어 국제 입찰에 부친 뒤 컨소시엄 등의 신청을 받는다. 업체 선정 후 인양까지는 평균 1년이 걸릴 전망이다. 업체가 세월호 내부 등 현장조사를 통해 인양작업을 설계하는 데 2∼3개월이 걸린다. 세월호에 구멍을 뚫고 인양점에 와이어를 연결하는 수중 작업은 6개월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
세종=박찬준 기자 skyla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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