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휘파람'…하반기 역대 최고점 돌파할까?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재경신하면서 1.5%까지 내려가면서 그 파장이 금융권 전체에 불어닥치는 분위기다.
"누구도 경험해본 적 없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는 인식이 지배적인 가운데 가계부채 폭증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반대로 증권시장은 희희낙락하는 모습이다.
◆수도권 주담대 300조 돌파…어디까지 가나?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말 현재 예금취급기관의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00조9568억원으로 전월보다 5조1246억원 늘었다. 수도권에서의 예금취급기관 주택담보대출만으로 300조원을 넘긴 것은 사상 최초다.
수도권 외 지역의 주택담보대출 규모도 176조8884억원으로 새 역사를 쓰고 있다. 4월말 기준 전국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77조8452억원을 기록, 전월 대비 7조9735억원 증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금취급기관의 전국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500조원을 넘기는 것은 시간문제"라면서 "부동산규제가 대거 풀린 가운데 기준금리가 거듭 내려가면서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국 주택 거래량이 3개월째 10만건을 넘는 등 부동산시장이 활성화 되고 있다. 이는 그만큼 저금리를 등에 업고 부동산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전국 주택매매거래량은 10만9872건으로 전년동월 대비 40.5%나 급증했다. 올해 1∼5월 누적 주택매매거래량은 50만413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위례 신도시 등 신도시 아파트 청약이 100 대 1을 넘기는 등 뜨거운 인기를 나타내고 있다"며 "6월에 기준금리가 또 내려갔기에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대 초반까지 내려갈 전망이라 당분간 쉽게 돈을 빌려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바람은 가라앉이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런 대출 급증은 가뜩이나 '폭탄'으로 거론되는 가계부채 문제를 더 심화시킬 우려가 크다.
이미 4월말 현재 예금취급기관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도 765조2천408억원으로 전월보다 10조1000억원 증가했다. 여기에 6월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까지 더해지면, 800조원도 어렵지 않게 넘어설 수 있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가계부채 시한폭탄이 째깍거리는 분위기"라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다액의 가계부채가 동시에 부실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기준금리 인하 발표 후 "당국이 가계부채 관리에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며 대책을 주문했었다.
박창균 중앙대 교수는 "주택담보대출을 장기분할상환 위주로 재편해야 미래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역대 최고점 재탈환 노리는 증시
가계부채가 두통거리인 반면 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증시는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기업의 실적 증대까지 겹쳐서 하반기에 다시 한 번 역대 최고점(2228.96)을 경신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최근 증권사들은 하반기 증시전망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코스피 상단 예상치를 대부분 올렸다.
삼성증권은 코스피 등락 범위 상단을 종전 2150에서 2250으로 100포인트 상향조정했다. LIG투자증권은 2200에서 2300으로, NH투자증권은 2180에서 2260으로, 신한금융투자는 2200에서 2230으로, 하이투자증권은 2300에서 2350으로 각각 올렸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부분은 대부분 증권사들의 예상치 상단 역대 최고점을 넘어서고 있는 점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메르스 사태'로 증시가 잠깐 주춤한 상태지만, 이 위기를 잘 넘기면 다시 한 번 탄력을 받을 수 있다"며 "하반기에 역대 최고점을 넘어 2230선 돌파까지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는 기업의 이익 증가와 통화 완화 등이 꼽힌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기업의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미 꾸준한 금리 인하 기조 덕에 올해초부터 막대한 유동성이 증시로 유입돼 활황세를 탄 경험이 있다"며 "6월에 또 기준금리가 인하된 부분은 분명 하반기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택담보대출의 급증세 등 부동산시장의 활황도 건설주 등에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세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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