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부처 합동브리핑에 참석해 ‘2015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
정부는 25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민간 여유자금을 인프라투자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국내투자를 활성화하는 계획을 담았다. 연기금·산업은행·민간자본이 공동 참여하는 10조원 규모의 한국인프라투자플랫폼(KIIP)을 가동하기로 했다. 30조원 규모로 조성된 기업투자촉진프로그램을 이용해 사물인터넷, 차세대 이동통신망 등 유망분야 투자를 유도한다. 서울 여의도우체국을 포함해 도심 ‘금싸라기 땅’에 있는 우체국 건물과 공공청사는 민간 자본을 끌어들여 상업시설로 개발한다. 유휴 국·공유지에는 시민주 방식으로 야구장, 오페라극장 등을 짓는다.
정부는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존 교원의 명예퇴직을 확대하고, 신규교사 채용을 늘리기로 했다. 어린이집 보조·대체교사 채용도 확대하고, 지방병원을 중심으로 간호사도 늘린다. 중소기업만을 대상으로 하던 ‘청년인턴 지원제’는 중견기업까지 확대해 현재 3만5000명인 지원대상을 5만명까지 늘리기로 했다. 청년근로자 수가 일정기준 이상으로 증가한 기업에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청년고용증대세제’를 신설한다. 정부 내 ‘해외 청년일자리 협의체’를 구성하고, 재외공관과 코트라 등을 활용해 ‘해외 일자리 지도’도 만든다.
메르스 대응 수출 상담회 25일 서울 서초구 염곡동 코트라에서 진행된 ‘메르스 대응 온라인 수출상담회’에서 국내 기업인들이 화상 상담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
정부는 최저임금을 단계적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최저임금 통계 기준, 지역·업종별 최저임금 등 제도 전반에 대한 노사정 논의를 거쳐 개선방안을 마련한다. 기업이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데 대한 근로소득 증대세제 인센티브를 추가해 세액공제 혜택을 더 주기로 했다. 서민들이 에너지·통신·의료 등 주요 생활비를 덜 부담하게 하는 정책도 마련한다. 여름철인 7∼9월 주택용 전기요금 3·4구간을 통합해 누진구조를 개편하고 우선돌봄 차상위가구와 신규 기초수급자 총 87만가구에도 복지할인을 적용해 연간 전기료 460억원을 경감해 주기로 했다. 170여개 중증질환 치료 전반에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하고, 유통단계별로 마진을 분석해 의약품 가격을 내리는 방안도 검토한다.
펀드에 투자했다가 원금손실이 났을 때에는 세금을 물리지 않도록 주식 등의 매매·평가차익에 대해서는 펀드 환매 시에 과세하도록 바꾼다. 면세하는 통관절차 간소화(목록통관) 한도를 100달러에서 150달러로 높여 해외직구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황교안 국무총리(왼쪽), 이병기 비서실장과 함께 회의장으로 걸어가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
정부가 ‘제2의 해외투자붐’ 조성에 팔을 걷어붙인다. 2007년 해외주식 투자로 발생한 매매차익에 3년간 세금을 매기지 않는 정책을 내놓은 지 8년 만이다. 먼저 일반 주식투자자들과 금융기관의 해외증권 투자를 활성화한다. 해외주식 매매·평가차익 및 환차익에 대해 과세를 하지 않는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를 한시적으로 도입한다. 환차익에 대해 과세한 2007년보다 더욱 완화된 조치다. 보험사들의 해외투자를 유인하기 위해 투자 가능한 외화자산 범위를 확대했다.
정부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범 후 확대될 중국 중서부의 인프라 투자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민간과 금융, 정부가 참여하는 합동대응체계인 ‘코리안 패키지’(가칭)를 구성하기로 했다.
건설·중공업·컨설팅 분야 기업들이 금융사·연기금 및 정부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을 활용해 새로운 먹거리도 찾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 카자흐스탄 방문 때 주창한 일대일로는 중국 중서부, 중앙아시아, 유럽을 아우르는 육상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중국 남부, 동남아시아의 바닷길을 잇는 해상 실크로드를 통해 아시아 경제공동체를 만들자는 구상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오픈마켓인 알리바바 티몰(T-mall)에 개설된 한국관을 확충하는 프로젝트도 추진된다.
세종=박찬준 기자 skyland@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