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드라마, 진흙탕 싸움, 사랑과 전쟁….
가수 겸 배우 김현중(29) 파문을 두고 쓰이는 대표적인 말들이다.
폭행 및 임신, 유산과 관련한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는 김현중과 그의 전 여자친구 A(31)씨 사건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사건을 처음부터 되짚어봤다.
◆ 사건의 발단
지난해 8월 김현중이 전 여자친구 A씨로부터 폭행 및 치상 혐의로 피소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세상에 처음 알려지게 됐다. 이후 김현중 측과 합의한 A씨의 고소 취하로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 보였으나, 지난 2월 한 여성지가 "김현중과 A씨가 재결합했으며, A씨가 임신 중"이라고 보도하며 갈등은 다시 시작됐다.
김현중 측은 "A씨와 이미 헤어진 사이가 맞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임신이 확인되면 책임을 질 것"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 4월 정신적인 피해 보상과 위약금 등을 이유로 김현중을 상대로 16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 6억 합의금과 유산… 진실은?
소송 과정에서 언론을 통해 터져 나온 '6억 합의금'과 '지난해 임신, 폭행, 유산' 진실공방이 양쪽 모두를 멍들게 하고 있다.
5월11일 KBS2 '뉴스타임'은 A씨가 지난해 5월에도 임신을 한 적 있으며 김현중의 폭행으로 자연유산됐다는 A씨 측의 주장을 보도했다. 이에 김현중 측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청파 이재만 변호사는 "A씨가 지난해 김현중의 폭행으로 아이를 유산했다는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을 해 A씨에게 합의금 명목으로 6억 원을 건넸다"고 주장해 또 한 번 충격을 줬다.
◆ 김현중의 반격… 임신·폭행·유산 '3無'
김현중은 보도가 터진 다음날인 5월12일 군에 입대했다. 군입대는 당초 3월 예정돼 있었지만, A씨 임신으로 인해 두 달 미룬 터였다.
그리고 군대 가 있는 김현중을 대신해 이재만 변호사의 반격이 시작됐다. 지난 7월11일 김현중은 A씨를 상대로 12억 원 상당의 반소를 제기했다. 지난해 A씨에게 임신에 대한 거짓말을 듣고 건넨 합의금 6억 원과 합의금 전달 당시 비밀유지조항이 있었음에도 A씨가 이를 먼저 언론에 공개한 부분에 대한 위자료 6억 원을 합친 금액이다.
이 변호사는 김현중의 부모와 방송에 출연해 산부인과 진료기록 등을 토대로 "A씨는 지난해 임신한 적이 없고, 김현중으로부터 폭행 당해 유산했다는 것도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 A씨, 보도자료 통해 반박
그러던 중 지난 30일 A씨가 법률대리인 썬앤파트너스를 통해 '반박 보도자료'를 내면서 사건을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한 매체를 통해 김현중과 A씨 사이에 오간 문자메시지가 만천하에 공개됐고, A씨와 사귀는 도중 김현중이 여자연예인 'L' 'J'와 바람을 피웠다는 지극히 사적인 폭로가 이어졌다.
해당 보도자료에서 A씨는 김현중 측의 '임신 거짓말 주장'으로 인해 온라인상에 자신이 '꽃뱀'으로 치부돼 버렸다며 현재 극도의 스트레스로 조산 위험까지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김현중과 주고 받은 메시지, 임신 테스트기 사진, 폭행 목격자(친구 B, 연예인 J) 등을 언급하며 지난해 임신과 폭행, 유산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 진흙탕 싸움, 연예인 J에 불똥
그런데 불똥은 다름 아닌 여자 연예인 'J'에게 튀었다. A씨는 지난해 5월 유산한 이후 7월에 재임신을 했고, 김현중과 합의 하에 중절수술을 받았다고 했다. 그리고 수술을 받고 3일 후인 7월10일 김현중의 집에서 함께 알몸으로 누워있는 여자 연예인 'J'를 봤고, 그가 보는 앞에서 김현중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또한 J를 증인으로 법정에 세우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A씨의 보도자료는 결과적으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J의 존재를 공개하며 또 다른 파문을 낳았다. 이에 김현중과 함께 지난해 드라마 '감격시대'에 출연한 배우 진세연에게 불똥이 튀었다. 이에 김현중과 A씨 측이 "J는 진세연이 아니다"라고 공식 부인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진세연 측은 악플러에 대한 정보를 수집 중이라며 강경대응 의지를 밝혔다. 또한 해당 여자 연예인의 이름 이니셜에는 'J'가 없다고 김현중 측은 덧붙였다.
◆ 김현중의 재반격
A씨의 주장에 이재만 변호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문자 메시지와 임신테스트기 사진은 법적으로 임신을 입증하는 증거가 되지 못한다"라며 "이를 언론에 공개한 것은 연예인인 김현중의 명예를 실추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되며, 명예훼손으로 추가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A씨가 법정에 J양을 증인으로 부르겠다고 한 부분에 대해서는 "A씨가 지난 4월 (16억) 소송을 냈을 당시, 이미 J양을 증인으로 신청했었다"며 "하지만 법원에서는 이미 합의 및 정리가 된 사건이고 현재 진행 중인 소송과 다른 사건이기에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한편 A씨가 낸 16억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대한 3차 변론준비기일은 오는 9월23일로 예정돼 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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