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의 과잉 개입… 재앙 가시화
중국은 성장 동력 쪼그라들어
언제 터질지모르는 ‘시한폭탄’
제임스 리카즈 지음/최지희 옮김/율리시즈/3만5000원 |
연초부터 중국 경제에 대한 경고음이 잇따라 울리고 있다. 30년 사이 규모가 27배나 확대된 중국 경제에 이상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증시는 시가총액 기준 3분의 1이나 폭락했고 위안화 평가절하는 진행 중이다. 미국 금리인상이 임박했다는 전망 아래 각국은 중국 경제의 하락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미국 금융분석전문가가 쓴 ‘화폐의 몰락’은 최근 세계경제 흐름을 조망할 수 있는 책이다.
저자의 세계경제 전망은 상당히 부정적이다. 역사상 유례없는 금융붕괴가 닥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국제통화시스템은 지난 100년 동안 1914년, 1939년, 1971년 세 차례나 붕괴돼 대혼란을 겪기도 했다. 저자는 미 달러 체제의 붕괴를 예측한다. 낙관론자들은 달러 체제는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리스크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커졌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중국 증시가 폭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지난달 31일 베이징의 증권거래소 전광판 앞에서 한 투자자가 증시현황을 보며 망연자실하고 있다. 베이징=AP연합뉴스 |
중국 경제의 성장 동력은 사그라드는 중이다. 중국 경제는 터지기 일보 직전이라는 것이다. 마구잡이 인프라 투자 탓에 정부 부채는 천문학적으로 늘고 있다. 중국이 자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고 있다. 게다가 금융군벌의 등장, 부실자산과 숨은 부채로 이루어진 ‘그림자 금융’은 위협적이다. 저자는 “중국의 과잉투자가 심각한 상황에서 의미 있는 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투자 증가율을 확연히 낮추거나 긴축하는 것밖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고 한다. 중국 경제는 7%대에서 성장이 지속되어야 하지만 그런 기회는 이미 지나갔다고 지적한다.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경우 중국 정부의 존립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다.
진짜 문제는 미국, 일본, 유럽 경제가 빈혈로 휘청거릴 때 이런 모든 부정적 요인들이 한꺼번에 덮쳐 유례없는 공황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또한 미국(FRB) 일본(BOJ), 영국(BOE) 등 주요 중앙은행의 통화조작, 이들에 맞서 중국, 러시아, 중동산유국들이 벌이는 화폐 대결을 쉽게 해설한다. ‘새로운 유럽’의 기치 아래 유로화를 앞세운 유럽연합(EU)의 최대 채권국 독일과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상하이협력기구(SOC), 걸프협력회의(GCC) 등의 대결 양상도 설명한다.
저자는 향후 미 달러 체제의 종말과 관련해 세계통화인 SDR(IMF 특별인출권)의 시대로 가거나 금본위제로 돌아갈 것이라고 본다. 이대로 간다면 달러시스템 붕괴(금융 무질서)가 닥칠 것으로 예측한다. 이럴 경우 자산가들에게는 금, 토지, 미술품, 대체펀드, 현금 등 5가지에 분산 투자할 것을 권한다. 전체 포트폴리오 중 금 20%, 토지 20%, 미술품 10%, 대체펀드 20%, 현금 30%의 구성이라면 위험에 대비하고 적절한 유동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제시한다. 저자는 결론에서 “미래의 결제 화폐는 달러를 기반으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면서 “각국의 선택 폭은 넓지 않다”고 했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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