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CO2의 25배' 온난화의 또다른 주범 메탄가스

입력 : 2015-10-11 14:02:40 수정 : 2015-10-11 14:02:4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CO2 보다 유해성 25배 높아… 음식쓰레기만 줄여도 배출량 ‘뚝’
메탄(CH4) 저감이 기후변화를 막을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메탄은 천연가스의 주성분으로 음식물 쓰레기가 부패할 때나 소나 닭과 같은 가축의 배설물 등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다. 지구온난화에 끼치는 영향은 이산화탄소(CO2·약 80%)에 이어 두 번째(15∼20%)이지만 그 강도는 CO2의 25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메탄은 주로 정부나 기업의 역할이 중요한 CO2와 달리 일상에서 작은 실천을 통해 절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다.


◆이산화탄소보다 25배 유해한 메탄


세계 각국은 오는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를 앞두고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국제사회는 선진국에만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부과한 교토의정서가 2020년 만료됨에 따라 이번 총회에서 모든 국가가 참여하는 새로운 기후변화 대응 협약을 내놓을 예정이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은 메탄 절감을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우선 정책 과제로 내세웠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월 초 발표한 ‘청정전력계획(Clean Power Plan)’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32%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탄소 배출을 약 8억7000만t 줄이겠다는 것인데, 이는 도로에서 차량 1억6600만대를 없애는 것과 맞먹는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현재 전체 전력 발전에서 13%에 불과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28%로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애초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대통령에게 제안했던 천연가스 발전 비중 확대안은 막판에 빠졌는데 이는 메탄이 지구온난화에 끼치는 악영향이 예상보다 더 심각하다는 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온 데 따른 것이라고 시사주간지 타임은 전했다. 타임에 따르면 미국 예일대 연구팀은 지난달 환경전문잡지 ‘네이처 기후변화’에 2012년 기준으로 미국 전체 매립지에 쌓인 쓰레기 양이 기존 추산(1억2200만t)보다 2배가량 많은 2억6200만t이라고 발표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체 농산물의 30%가량인 13억t이 버려진다. 전 세계가 음식물쓰레기 처리에 들이는 돈은 매년 7500억달러(약 870조원) 정도다. 버리는 음식 때문에 인구 한 명 당 약 74만원의 ‘헛돈’을 쓰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매립지에서 배출되는 메탄이다. 국제 환경단체 랩(WRAP)은 전 세계 쓰레기 매립지에서 배출되는 메탄 양은 한 해 평균 33억t으로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7%를 차지한다고 주장했다. 헬렌 마운트퍼드 세계자원연구소 소장은 “7%는 온실효과의 최대 요인은 아니지만 무시해도 좋을 양은 아니다”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메탄은 국내에서도 CO2(88.6%)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배출(4.8%)되는 온실가스다. 쓰레기 매립과 가축 사육 등에서 발생하는 메탄의 지구온난화지수(각 온실가스가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척도, CO2가 1)는 25이다. 이는 100년을 기준으로 삼은 것으로, 기간을 20년으로 줄이면 메탄의 온난화지수는 72로 급상승한다.

◆“쓰레기 1% 줄이면 460억원 버는 셈”


마운트퍼드 소장은 “지구온난화의 요소 중 메탄은 우리가 많은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CO2가 주로 화력발전 등 산업 공정 과정에서 배출돼 경제적 이해와 충돌하는 측면이 있는 반면 메탄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거나 매립지를 덮는 것만으로도 가시적인 절감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나 매카시 EPA 청장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면 인체에 해롭고 기후변화를 가속화하는 메탄 배출량을 줄일 수 있고 미래 세대를 위해 지구와 자연자원을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랩은 미국 쓰레기 매립지에서 배출된 메탄의 91%가 개방된 매립지에서 나온 것으로 추산했다. 쓰레기더미에 포장을 씌우면 배출되는 메탄 양을 17% 이상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듀크대의 드루 신델 교수(기후학)는 “버려지는 음식물을 퇴비로 쓰는 것만으로 상당량의 메탄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메탄은 효과적인 재생에너지원이기도 하다. 쓰레기에서 나오는 가스를 포집해 발전기를 돌리면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스웨덴은 이 같은 바이오매스 발전 기술을 적용한 기차를 2005년부터 운행하기 시작했고, 독일은 2009년 기준으로 바이오매스 발전을 통해 350만가구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청정전력계획에도 자국 내 500개 매립지를 활용해 약 69만가구에 전력을 공급한다는 내용이 주요 과제로 포함돼 있다.

하지만 메탄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다. 세계은행은 음식물 쓰레기를 1%만 줄여도 연간 4000만달러(약 460억원)를 절약할 수 있다고 본다. 환경적인 효과만 기대되는 게 아니다. 랩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면 만성 기근에 허덕이는 전 세계 8억 인구의 주린 배를 채울 수 있고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금을 확대할 수 있어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드는 데 일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황우슬혜 '매력적인 미소'
  • 황우슬혜 '매력적인 미소'
  • 안유진 '아찔한 미모'
  • 르세라핌 카즈하 '러블리 볼하트'
  • 김민주 '순백의 여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