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보상배율 극과 극…100% 미만·500% 이상 모두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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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국내 제조업 기업들의 매출액증가율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196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그나마 장기채무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부채비율은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의 부채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기업 역시 증가했다. 적자기업은 7만여개에 달했다.
한국은행은 27일 국세청 법인세 신고기업 중 금융보험업 이외의 영리법인 등 53만여개를 대상으로 분석한 '2014년 기업경영분석'을 발표했다.
◆ 매출액증가율·매출액영업이익률 모두 2002년 이후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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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국내 제조업 매출액 증가율은 0.5%에서 -1.6%로 마이너스 전환되면서 1961년 이후 가장 낮은 매출액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미국과 일본의 제조업 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각각 2.4%, 2.8%를 기록한 바 있다.
박성빈 기업통계팀장은 "가격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지난해 원화 환산매출이 큰 폭으로 줄었고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목이었던 전기전자 부분이 전년대비 큰 폭으로 하락한 영향을 받았다. 또한 석유화학 부분은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매출액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원·달러 환율은 3.8% 하락했고 생산자물가지수(PPI) -0.5%, 수출물가 -0.6%, 수입물가 -7.5%를 기록하면서 원화 환산 매출이 하락했다는 것이다. 상당 기업 가운데 수출 대기업의 매출 비중이 큰 현실에서 수출 물량 자체는 줄지 않거나 오히려 소폭 증가했다 하더라도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환산된 매출액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매출액영업이익률(4.1%→4%) 역시 200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제조업(5.3%→4.2%)이 전기전자, 석유화학, 조선 등을 중심으로 하락했으나 비제조업(3.1%→3.7%)은 전기가스업, 운수업 등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박 팀장은 "전기전자 업종은 스마트폰 매출이 줄었으며 석유화학 부분은 유가가 하락하면서 재고자산평가손실이 커졌다. 조선 업종은 해양 플랜트 저가 수주를 해 마이너스 영업이익률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기업 부채 양극화…이자보장비율 100% 미만 기업 증가
장기채무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부채비율(141%→134.5%)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비율은 제조업(92.9%→89.2%)이 비금속광물, 조선 등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이 전년대비 하락했다. 비제조업(195.4%→185.6%) 역시 부동산·임대업 등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기업경영분석 분위수 통계를 보면 상위 25% 제조업체의 부채비율은 감소한 반면 하위 25% 제조업체들은 부채비율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재무상태가 건전한 대기업에 비해 사정이 열악한 다수의 중소기업이 빚을 더 많이 진 것이다.
제조업의 경우 상위 25% 기업의 부채비율은 2013년 71%정도였으나 지난해 68.6%로 2.4%p 감소했으나 하위 25% 기업의 경우 같은 기간 447%에서 456.2%로 9.2%p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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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이 적자는 아니지만 번 돈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할 수 없는,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인 기업은 전체 중 32.1%로 8만5000여개나 됐다. 이는 2011년 통계편제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향후 이 기업들이 3년째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게 되면 '한계기업'으로 분류된다.
한편 이자보상비율이 500% 이상인 기업은 늘어났다. 2012년 35.4%, 2013년 37.4%, 2014년 38.5%로 점점 증가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때문에 전체 이자보상비율은 283.9%에서 284.5%로 전년보다 상승했다.
김슬기 기자 ssg14@segye.com
<세계파이낸스>세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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