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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스토리] “동네 담장이 ‘이야기’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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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11-28 06:00:00 수정 : 2015-11-2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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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벽화'의 진화… 예술·낭만이 숨쉬는 공간서 만화 주인공·전설·민담 등 캐릭터·스토리 입혀 재탄생
경남 창원 창동예술촌, 서울 동숭동 낙산공원, 부산 감천마을, 경남 통영 동피랑마을, 서울 홍제동 개미마을…. 언뜻 보기에 별다른 공통점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동네 벽화 등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손쉽게 알 수 있다. 최근 수년간 많은 사람들로부터 추천 관광지로 떠오른 명소들이어서다. 모두 낙후된 마을과 도심 달동네가 벽화를 통해 새 생명을 찾은 곳이기도 하다.

쇠락한 마을을 되살려놓은 도시벽화들이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예쁘고 화려한 그림으로 벽을 장식하는 것을 넘어 캐릭터와 스토리를 벽화 속에 덧입히고 있다. 아름다운 그림에 지역의 명물 캐릭터와 전설들이 더해지면서 거리는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서울 쌍문동 둘리거리
대도시 지역은 삭막한 거리를 우리에게 익숙한 만화 캐릭터들로 꾸몄다. 서울 도봉구와 강동구는 최근 김수정 화백의 ‘아기공룡 둘리’와 강풀 웹툰 ‘순정만화’ ‘바보’의 주인공들로 벽화를 꾸몄다. 눈의 즐거움을 넘어 어린 시절 즐겨 본 만화영화와 만화책의 이야기들을 떠올릴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했다.

강풀만화거리에서 열린 만화거리투어에 참여한 시민들이 벽화를 둘러보며 즐기고 있다.
차갑고 둔탁한 콘크리트에 불과한 도심 하천 옹벽과 거리들은 추억과 즐거움을 갖춘 장소로 재탄생했다. 도시벽화가 캐릭터를 끌어안으며 많은 즐거움을 주는 명물이 된 것이다.

전설과 민담들이 아직 살아있는 소도시들은 그들만의 이야기로 벽화를 장식하기 시작했다. 고장에서 오랫동안 내려오는 이야기들을 형상화한 것이다. 고려시대 아버지와 아들의 애끊는 사연이 경남 사천 작은 마을의 벽화 속에서 살아 숨 쉰다. 천년 고도 경주의 한 마을에서는 청년을 사랑한 호랑이 처녀의 전설과 김유신의 이야기 등을 만날 수 있다.이곳을 찾는 사람들 역시 단순히 벽화를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전설과 역사 속 인물들을 떠올리며 역사 속, 전설 속 여행을 하게 된다.

고려 현종 부자의 애틋한 전설을 벽화로 담아낸 경남 사천 부자상봉길.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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