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선제적 구조조정체제 필요 대기업 7곳 중 1곳은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은 29일 내놓은 ‘기업부채 현황 및 기업구조조정의 시사점’ 보고서에서 대기업 부채의 위험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이같이 밝혔다.
대기업 중 이자보상비율이 3년 연속 100% 미만인 한계기업의 비중은 2009년 9.3%에서 지난해 14.8%로 늘었다. 대기업 한계기업의 부채비율도 작년 말 231.1%까지 치솟았다.
산업별로는 조선업에서 한계기업 비중이 2009년 6.1%에서 지난해 18.2%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운수업 한계기업 비중은 8.9%포인트, 철강업은 6.9%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이 연구위원은 “최근 저성장이라는 ‘뉴노멀(New Normal)’ 아래 부실기업의 회생 가능성이 예전보다 크게 낮아지고 대규모 부실이 예상됨에 따라 어느 때보다 상시적·선제적 구조조정 체제의 성공적 정착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지금 필요한 기업 구조조정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조선, 철강, 석유화학, 건설, 해운 등 5대 산업의 구조조정 방향에 대해 “채권단과 기업이 더욱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할 수 있도록 과감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일반 한계기업의 구조조정에 대해선 “엄격한 신용위험 평가를 토대로 부실징후기업을 선정하고 구조조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은행이 경영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 6월 말 현재 민간기업 부채는 1253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82.8%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말(83.6%)과 비교해 소폭 낮아졌다.
이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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