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일 달러·위안화 기준환율을 6.3973위안으로 고시했다. 전날 고시한 기준환율(6.3962위안)에 비춰 위안화 가치는 소폭 떨어진 것이다. 국제금융계에서는 위안화가 SDR에 포함될 경우 위안화 절하 등 위안화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관측했으나 인민은행은 이날 기준환율에 별다른 변화를 주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강(易鋼) 인민은행 부행장 겸 국가외환관리국장은 이날 위안화의 SDR 편입 관련 기자회견에서 “위안화 환율에 대한 우려는 불필요하다”며 “IMF가 SDR 편입을 위한 평가를 할 때도 위안화 가치를 논한 게 아니다”며 위안화 환율의 급격한 평가절하 가능성을 부인했다.
박준서 한국은행 외환시장팀장이 1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원·위안 직거래시장 개장 1주년 기념 콘퍼런스’에 참석해 직거래 시장 현황과 향후 전망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중국 당국의 공언과 달리 국제금융계에서는 위안화 약세 심리가 이어질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WSJ는 중국의 성장에 대한 우려와 인민은행이 수출을 늘리기 위해 위안화 약세를 유도할 것이라는 불확실성 등이 상존한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글로벌투자은행인 바클레이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위안화의 추가 약세를 전망했다. 이들은 “SDR 편입이 위안화 수요에 미칠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될 것”이라며 내년 중순까지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6.80위안까지 하락할 것으로 관측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로 달러화가 더욱 강세를 보일 경우 위안화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면하기 힘들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때문에 내년 말쯤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위안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위안화 국제화를 통한 금융굴기(우뚝섬) 차원에서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절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있다. 앤디 시먼 스트래튼스트리트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위안화의 장기적 절상 추세는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베이징=신동주 특파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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