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매번 대표팀에 승선하며 슈심 잡기에 성공했지만 부상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지난 8월 상주 상무 소속이던 그는 전역을 코앞에 두고 경기 도중 안면 복합골절상으로 한동안 그라운드를 떠났다. 부상을 안고 전역한 뒤 원소속팀인 부산으로 돌아간 이정협은 지난달 22일 전남전에서 또다시 발목을 다쳐 쓰러졌다.
이정협이 이처럼 회복에만 전념하던 사이 팀은 지난 2일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챌린지(2부리그)소속의 수원FC에 0-1로 발목을 잡혀 강등 위기에 놓였다. 이정협이 팀의 강등을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벼랑 끝에 몰린 부산 최영준 감독도 이정협이 아직 완쾌되지 않았지만 그의 출전을 예고했다. 이제 그의 발에 팀의 운명이 달렸다.
부산의 클래식 잔류와 탈락을 가를 올 시즌 프로축구의 마지막 경기인 2015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이 5일 오후 4시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다. 1차전 홈에서 정민우의 짜릿한 결승골로 승리한 챌린지의 수원FC는 부산 원정에서 비기기만 해도 클래식으로 승격되는 유리한 고지에 있다.
분위기는 수원FC가 앞선다. 수원FC는 올 시즌 챌린지 3위로 서울이랜드(4위), 대구FC(2위)를 차례로 격파하고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올라왔다. 비록 중앙 수비수 임하람이 1차전에서 거친 태클로 퇴장당해 2차전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팀 컬러인 닥공(닥치고 공격)을 앞세워 반드시 승격의 꿈을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부산으로서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부산은 가뜩이나 공격수가 부족한 상황인데, 1차전에서 최전방에 섰던 홍동현이 퇴장을 당해 2차전에 못 나온다. 부산이 강등을 피하기 위해서는 2골 차 이상으로 수원FC를 이겨야 한다. 이 때문에 최 감독은 팀 분위기 반전과 공격력 극대화를 위해 이정협을 내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정협은 대표팀 복귀를 위해서라도 클래식 잔류에 총력을 다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황의조(성남FC) 등 신예들이 치고 올라오면서 대표팀 내 입지가 예전만 못해졌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클래식에서 뛰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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