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지키는 범시민대책위가 16일 오전 10시 부산시청 정문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의 검찰 고발에 따른 성명을 발표했다.
부산시는 감사원의 특별감사 결과에 근거, 지난 11일 부산국제영화제 이용관 집행위원장(사진)과 전·현직 사무국장 등 3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시에 따르면 감사원은 작년 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영화제 전반에 관한 특별감사를 벌였다. 지난 9월 특별감사 결과 발표에서 감사원은 "BIFF 사무국이 협찬금 중개 수수료를 증빙서류 없이 지급했고, 협찬활동을 하지 않은 업체에 대해서도 수수료를 지급했다"고 적발했다. 부산시는 "감사원의 권고에 따른 결정"이라며 BIFF를 고발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이에 BIFF 측은 16일 성명을 통해 부산시의 고발조치를 비난했다. 지난해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당시 빚어진 영화 '다이빙벨' 상영 논란 이후 영화제 측에 다시 정치적 외압이 가해진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BIFF는 부산시의 고발에 대해 행정 감독권을 남용한 구시대적 '문화예술 목 조르기'라며 비판했다. 이어 "현 집행부 체제를 와해시키려는 끈질긴 시도의 하나"라며 "부산시의 의도가 '특정인 찍어내기'에 있음을 스스로 고백한 문화적 폭거"라고 주장했다.
'국고보조금 등 정부지원금 집행실태 감사결과'에 따른 것이라는 부산시 측 고발 사유에 대해서는 "사소한 행정적 오류를 침소봉대해 자신들에게 고분고분하지 않은 현 집행부 체제를 무너뜨리려는 저의가 숨어 있다"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BIFF는 "협찬금 중개 수수료 지급 건은 일종의 관행"이라며 "BIFF 집행위원회 측이 증빙서류를 제시하며 충분히 해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감사원이 부산시에 검찰 고발을 요구한 것은 당시의 감사가 ‘표적감사’라는 의혹을 불러일으킨다"고 주장했다.
또한 타 재단과 영화제의 사례를 들어 이번 고발조치는 형평성에 크게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BIFF 측이 부산시와의 화해 시도로 '공동위원장 체제 도입, 부산시가 추천한 인사의 부집행위원장 선임' 등 양보 조치를 이행했음에도 부산시가 검찰 고발을 감행한 것은 '현 집행위원회 찍어내기' 의도가 명백하다고 덧붙였다.
BIFF는 "이는 표현의 자유에 기초해 자율적으로 운영돼야 할 부산국제영화제를 관치의 수중에 두려는 구시대적인 발상이자 문화예술에 대한 목 조르기"라며 이 집행위원장 등에 대한 검찰 고발 조치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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