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앞 삼거리에 위치한 S포차 외벽 유리는 ‘술도 먹고 너도 먹고’, ‘오빠 거미줄 제거 잘해?’ 등 성관계를 암시하는 홍보물이 곳곳에 붙어있었다. 근처에 위치한 G주점에도 ‘그냥 너랑 자고 싶다’, ‘번호도 주고 나도 줄게’, ‘얼릉 쉬러 가자’ 등 자극적인 문구들이 유리벽에 빼곡했다.
16일 저녁 가족과 함께 이 곳에 나온 박은순(47·여)씨는 “딸 아이와 함께 다니다 술집 창문에 써진 문구들을 봤는데 민망해서 어쩔 줄을 모르겠더라. 참 불쾌한 광고물”이라고 말했다. 친구를 만나러 나온 문일국(63)씨는 “젊은이들이 쓰는 말 같은데, 저런 말을 대놓고 써 붙여놓으면 어떡하냐”며 혀를 찼다.
이런 문구들은 근처 학교에 다니는 미성년자들에게도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마포구의 한 중학교에 다닌다는 임수진(16·여)양은 “지나갈 때마다 저런 광고물들이 자주 보여 기분 나쁘다”며 “굳이 저런 문구를 사용해야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선정적인 광고물들을 내거는 업소들은 고객들의 즉석 미팅을 주선하는 이른바 ‘헌팅술집’ 들이다.
관할 구청인 마포구청은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에 따라 미풍양속을 보존하고 공중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기 위해 광고물에 대한 시정조치 등을 해야하지만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사실상 수수방관하고 있다.
마포구청 관계자는 “민원이 접수되면 단속을 하지만 담당자가 두명 뿐인 상황에서 홍대 근처의 선정적 광고물에 대한 일제 단속에 나서기는 힘든 실정”이라고 해명했다.
장현주 한국외대 행정학과 교수는“선정적인 문구가 일반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노출돼 피해를 주고 있는 상황이다”며 “구청의 단속 인력 충원 등을 통해 선제적인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건호·김주영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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