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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분 더 늘어난 상영시간, 거친데 자꾸만 빠져드네

입력 : 2015-12-30 20:28:49 수정 : 2015-12-30 20:2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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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자들:디 오리지널’

한정식의 큰 상 차림을 받은 듯, 보는 맛이 더욱 풍성해졌다. 이미 700만 관객의 선택을 받은 ‘내부자들’의 확장판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 이야기다. 영화는 50분 늘어난 상영시간 동안 2시간10분 판에서는 보지 못한 장면들을 덧붙여 포만감을 안겨준다. 

새로 들어온 내용들은 등장인물 간의 관계를 보다 명확하게 드러내며 극의 이해를 돕는다. 따라서 캐릭터들이 더 입체적으로 보이고 설득력이 도드라진다. 이병헌의 독백 같은 대사로 눈길을 붙잡는 오프닝과 전화 너머로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백윤식의 클로징 멘트 신은 영화의 기능적 작용에도 충실하지만 동시에 누아르 느낌을 물씬 풍기며 보는 재미와 영화 고유의 매력을 배가한다.

3시간짜리 영화는 단순한 정치깡패들의 뒷골목 이야기가 아니라, 정치·재벌·언론·검찰까지 현재 대한민국을 조명하며 스케일을 확장시킨다.

뒷거래의 판을 짜는 이는 여론을 움직이는 보수 일간지의 논설주간 이강희(백윤식)다. 그는 칼럼을 통해 ‘연관이 있다고 보기가 힘들다’라고 쓸 때와 ‘매우 보여진다’로 쓸 경우 도출되는 상반된 결과로 우리 사회가 어떻게 조종되어지는지를 섬뜩하게 전한다.

신문과 방송 보도를 통해 이미 익숙해진 장면들이 많아 몰입이 쉬운 것도 장점이다.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 ‘별장 파티’를 즐길 만큼 멀쩡하던 미래자동차 오회장(김홍파)은 갑자기 드러누워 입원하고, 직접 업무를 처리하던 하수인은 급히 해외로 출국하며, 비자금을 받은 유력 대통령 후보 장필우(이경영)는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은 무관하다고 발뺌한다.

감정에 와닿는 사실적인 대사들은 영화에 흡인력을 부여한다. 

“잘하지 그랬어? 아니면 잘 좀 태어나든가.” “대한민국은 실력보다는 줄이고 빽인데···.” “딱 굶어 디지지 않게만 하면 됩니다.” “언론사와 기업이 마케팅 파트너십 맺는다는 거···.” “권력욕, 명예욕, 성욕은 (사람을) 젊게 만들어.”

끝났지만 끝나지 않은 부조리한 상황에 관객들은 끝까지 사건을 파헤치는 검사 우장훈(조승우) 같은 인물이 나와 시원스레 ‘척결’해주길 바라는 심정이 된다. 권력가들의 조직적인 움직임에 대항해 마지막 반격을 준비하는 안상구(이병헌)의 반전은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경각심을 일깨우는 엔딩 장면은 가슴을 파고들며 공분을 일으킨다.

 “대중들은 개·돼지 입니다. 적당한 안주거리를 던져주면 짖어대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겁니다. 먹고사느라 금방 잊어버리죠.”

김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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