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서 부활… 6위와 5경기 차 프로농구 부산KT의 단신 외국인 선수 마커스 블레이클리(27·192㎝)의 별명은 ‘미스터 에브리싱(Mr.Everything)’이다. 상대적으로 작은 키에도 골밑 공격과 수비에 능한 데다 리바운드를 잡은 뒤 속공에도 탁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라운드까지 물오른 기량을 뽐냈지만 3라운드에 한풀 꺾이더니 4라운드는 개점 휴업상태였다. 조동현 KT 감독이 “4라운드에 기대한 부분이 있었는데 블레이클리의 부진은 예상지 못했다”고 털어놓을 정도다.
4라운드까지 이처럼 기복이 심하던 블레이클리가 다시 살아났다. 블레이클리는 29일 서울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23득점 8어시스트 6스틸 5리바운드를 기록해 팀의 91-61 대승을 이끌었다. 7위인 KT가 봄 농구(준플레이오프) 막차를 타려면 6위 안에 들어야 하는데 블레이클리의 이날 활약 덕분에 KT는 6위 삼성과의 격차를 5경기로 줄였다.
팀당 정규리그 19경기가 남은 현재 KT의 뒤집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아직 5, 6라운드가 남아있다. 블레이클리가 슬럼프에서 벗어나면서 KT 6강 도전의 마지막 불씨를 살려놓은 셈이다. 반면 6위 삼성은 3연패의 늪에 빠져 있다.
KT는 블레이클리와 더불어 슈터 조성민의 부활이 절실하다. 발목 부상에서 돌아온 조성민은 삼성전에서 12분을 뛰었지만 무득점에 그쳤다. 조성민의 외곽지원에 블레이클리와 코트니 심스의 골밑 공격이 불붙어 KT가 연승 가도를 달리면 막판 대역전 드라마가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최형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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