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이름은 윈세스라오. 팔라완의 소수부족 ‘바탁’족의 마을에 산다. 세부 출신인 그는 박틱을 채취하러 왔다가 이 마을에 눌러앉았고, 결혼을 해 6명의 아이를 낳았다. 마을 사람들은 크게 돈벌이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태어난 곳에서 최소한의 것으로 먹고 살다 생을 마친다. 다른 삶을 꿈꾸지 않기 때문에 돈벌이에 연연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윈세스라오는 다르다. 아이들이 자신과는 다른 삶을 살기를 바란다. 아이들이 좀 더 안전할 수 있도록 튼튼한 집을 짓고, 배를 곯지 않도록 카사바를 캔다. 또 학교에 갈 수 있도록 박틱을 캐서 시장에 내다판다.
EBS1 ‘다큐영화 길 위의 인생’은 2일 방송에서 가족들을 위해 정글에서 일하는 윈세스라오 삶을 전한다. EBS 제공 |
박틱 채취를 위해 정글로 들어가는 날, 윈세스라오는 아들 데니스를 데려간다. 10살인 데니스는 2년 전부터 아버지를 따라 숲으로 들어가곤 한다. 윈세스라오 역시 10살부터 자신의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박틱 채취하는 법을 배웠다. 하지만 아들을 숲으로 데려가는 진짜 이유는 아들이 박틱 채집꾼이 아닌 다른 삶을 꿈꾸게 하는 것이다.
가족들을 위해 쉼없이 일하는 윈세스라오의 삶을 EBS1 ‘다큐영화 길 위의 인생’에서 만날 수 있다. 2일 오후 10시 45분에 방송된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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