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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도교, ‘3.1운동 100주년’ 앞두고 정부의 ‘천주교 편애’에 착잡

입력 : 2016-02-24 15:32:50 수정 : 2016-02-24 15:3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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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수 교령 “천도교와 천주교 간 회의를 열어 쟁점사항 협의하자”

한국민족종교인 천도교가 중대한 과제를 앞두고 마음이 바쁘고 착잡하다.

천도교 박남수 교령(73·사진)은 지난 2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 '2019년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1919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 저항하여 전 민족이 궐기한 ‘3.1운동’은 천도교와 기독교, 불교 등 종교 지도자들이 적극 가담했다. 오는 26일 1차 보고대회 후 공식 출범할 추진위원회에는 천도교, 개신교, 천주교, 불교 등 7개 종단 수장들이 고문으로 참여해 종단을 초월한 성격을 띨 것으로 보인다. 추진위 공동대표 33인 가운데 15명은 7개 종단 수장이 추천하는 인물로 구성된다. 독립운동 유관단체와 시민단체 추천 인물, 재외 동포들이 공동대표를 맡을 예정이다.

기념사업은 3·1운동에 대한 학술조사와 재평가 작업, 민족대표 33인 인물사전 발간, 종교평화센터 설립, 문화콘텐츠 제작지원, 남북교류사업 등이 준비되고 있다. 특히 남북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3·1운동 기념관’ 설립도 추진할 예정이다.

박 교령은 “3·1운동의 원칙은 대중화와 일원화, 비폭력 평화주의로, 사회 갈등과 남북관계 긴장 등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3·1운동 정신이야말로 한마음으로 널리 알려야 한다”며 “개인이나 단체의 이해득실을 따질 필요 없이 100여년 전 당시의 민족정신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재 남북관계가 경색돼 있긴 하지만 ‘3·1운동 기념관’ 남북 공동설립을 위해 지난해 11월 남북 종교인 수장단 모임 때 북측에 제안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3·1운동 기념행사는 그동안 정부 측이나 각 단체에서 개별적으로 이뤄졌으나, 범종교인이 참여한 사업 추진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교령은 이어 “3·1운동 정신이 담고 있는 세계 평화와 자유, 양심의 문제 등을 어떻게 미래에 이어나갈지가 과제”라며 “이를 충실하게 실현하기 위해서는 모든 종교인, 국민이 참여하는 기념사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천도교는 이러한 중대 과제를 앞두고 정부가 서울 중구 서소문공원을 보수해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하려는 사업에 대해 매우 심기가 불편하다.

천도교 중앙총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정부의 서소문 역사유적지 관광자원화 사업은 천주교를 위한 선교 활동”이라며 “서울시와 중구청, 중앙정부의 예산지원은 반헌법적 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앞서 지난 17일 서소문공원에서는 서소문역사공원 기념공간 건립 공사 기공식이 열렸다. 총 사업비 460억 원을 들여 지하 4층, 총면적 2만 5000㎡ 규모의 역사전시관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천도교 중앙총부는 “서소문공원에서 천주교 신자들이 순교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나 홍경래난, 임오군란, 갑신정변, 동학(천도교), 정미군대해산, 3·1운동 등과 관련해 처형된 사회변혁 관련 인물들도 많았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서소문공원이 천주교만의 성지화 공간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어 “중구청은 천주교 외의 역사적 사실에 대해 구체적 자료를 제공하면 서소문사업에 반영하겠다고 공언하지만 말뿐”이라며 “중구청 자신이 주관한 학술토론회의 결과마저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천도교 중앙총부는 이날 “천도교와 천주교 간에 회의를 열어 학술 토론회 쟁점사항을 협의하고 학술용역을 발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성수 문화전문기자 tol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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