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미남 아닌데… '아저씨 배우'가 뜬다

박성웅·조진웅·김희원 등 40대
탄탄한 연기력… 작품서 존재감

‘아저씨’ 배우들이 뜨고 있다. 배우 원빈 같은 조각미남의 ‘아저씨’는 아니지만, 푸근한 인상에 원숙한 분위기를 가진 동시에 섹시한 매력까지 발산하는 ‘40대’ 아저씨들이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장악하는 중이다. 

조진웅

현재 방영 중인 tvN 드라마 ‘시그널’에서 형사 ‘이재한’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는 배우 ‘조진웅’이 대표적이다. 올해 마흔한 살인 그는 이 드라마에서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옳지 않다고 여기는 것에 대해서는 상관에게도 대들 만큼 대쪽 같은 캐릭터를 맡고 있다. 극중에서 조진웅의 존재감은 함께 출연한 배우 김혜수나 이제훈을 압도할 정도다. 일부 팬들은 그에게 ‘섹시 곰’이라는 별명을 붙일 정도로 애정을 드러낸다. 그의 열연 덕분인지 이 드라마는 9.2%라는 케이블 드라마로서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박성웅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리멤버 - 아들의 전쟁’에서 불량 변호사 ‘박동호’ 역을 맡은 배우 박성웅 역시 뜨고 있는 ‘아저씨’ 배우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드라마에서 권력에 맞서 정의를 실현하는 역할을 맡아 선악을 구분할 수 없는 입체적인 캐릭터로 열연했다. 또 스타 검사를 꿈꾸는 ‘양민우’ 역으로 출연한 영화 ‘검사외전’은 천만 관객 동원을 눈앞에 두고 있을 정도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그는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한 차원에서 오는 26일 팬들을 위한 ‘프리허그’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김희원

배우 김희원은 이들과는 약간 다르게 예능을 통해 숨겨져 있던 모습이 재발견된 사례다. 그동안 조폭이나 비열한 역할 등을 맡아온 그는 MBC ‘무한도전’에 출연해 무섭고 강인했던 이미지에서 탈피해 순박하면서도 ‘귀여운’ 캐릭터로 변모했다.

대중은 40대 남성 배우들이 젊은 시절부터 쌓아온 탄탄한 연기 실력을 바탕으로 복잡한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연기하는 등 작품 속에서 ‘미친 존재감’을 발휘하는 모습에 열광한다.

40대 남성배우들이 ‘뜨는’ 이유에 대해 박성웅은 “같은 40대이더라도 여성보다 남성 배우가 좀더 대중에게 주목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그는 “전도연, 김혜수 등 극소수 여배우를 제외하고선 여배우들은 20∼30대 초반에 수명이 다한다”며 “‘한류’의 영향으로 시장이 넓어지고 필요한 캐릭터도 많아지자, 중년의 배우들도 관리를 많이 하게 되면서 과거보다 수명이 더 연장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민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