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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스포츠] ‘막공’으로 클래식 반란 꿈꾸는 ‘잡초 승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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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3-12 06:00:00 수정 : 2016-03-11 22:4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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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챌린지서 승격 수원 FC 조덕제 감독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선두를 질주하는 레스터 시티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2부리그인 챔피언십에서 뛰던 팀이다. 하지만 지금은 승격 2년 만에 맨체스터 시티, 아스널 등 강호를 제치고 EPL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도 레스터 시티와 같은 반란을 꿈꾸는 팀이 하나 있다. K리그 클래식에 얼굴을 처음 내민 수원FC다. 2003년 3부리그 격인 내셔널리그에서 출발한 수원FC는 2013년 프로진출을 선언하며 K리그 챌린지(2부리그)에 참가했다. 지난해 K리그 챌린지를 3위로 마친 수원FC는 챌린지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승승장구한 뒤 승강플레이오프에서 클래식 11위 부산 아이파크를 누르고 마침내 꿈의 무대인 클래식에 올라왔다. 이런 수원FC의 중심에는 사령탑 조덕제(51·사진) 감독이 있기에 가능했다.

1988∼1995년 부산 대우 로얄즈에서 선수 생활을 한 조 감독은 사실 현역 시절 거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대표팀에 한두 차례 발탁됐지만 A매치는 뛰어 보지 못했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다른 팀 감독들과 비교하면 그의 경력은 초라할 정도다. 하지만 수원FC를 1부리그로 이끈 만큼 감독으로서의 자질은 인정받은 셈이다. 

조 감독은 올 시즌 위대한 도전을 앞두고 있다. 바로 클래식 잔류다. 지난 7일 2016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조 감독은 겸손하면서도 당당한 모습으로 ‘119, 45점’을 올 시즌 목표로 소개했다. 11승(12무 15패)을 거둬 승점 45점을 얻고 9위로 시즌을 마치겠다는 것이다. 조 감독은 “마음이야 우승하고 싶지만 날고 기는 팀들이 즐비한 클래식에서 강등만 피해도 선전”이라고 밝혔다.

수원FC는 클래식으로 승격된 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선수단을 개편했다. 눈에 띄는 선수들은 다른 팀에서 더 좋은 조건으로 데려가고 클래식에서 빌려온 선수는 이제 같은 무대에서 활약하니 원소속팀으로 돌려보내는 경우가 많다. 수원FC는 17명을 떠나보냈다. 대신 16명의 선수가 합류했다. 그중에는 호주 국가대표 출신 아드리안 레이어, 벨기에 국가대표 출신의 마빈 오군지마, 전북 현대에서 활약하던 신인왕 출신 이승렬과 이승현 등 포지션별 알짜배기 선수들이 모였다. 조 감독은 “우리 팀이 줄 수 있는 연봉이 한계가 있으니 김신욱(전북)을 데려올 수는 없지 않으냐”며 “들어온 선수들은 나간 선수들에 비해 전혀 부족함이 없다. 대신 경기를 뛰고 싶어 애가 단 선수들로 채웠다. 스스로 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덕제 수원FC 감독이 지난 7일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6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수원FC가 클래식에 등장하면서 K리그 클래식에서도 진정한 의미의 더비가 탄생했다. 더비란 같은 지역 연고지 팀끼리의 시합을 뜻한다. 수원FC와 수원 삼성의 경기는 시작도 하기 전부터 축구팬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특히 수원FC는 인접지역 시민구단 성남FC와 일명 ‘깃발 더비’도 치른다. 최근 성남FC 구단주인 이재명 시장과 수원FC의 염태영 시장이 SNS상에서 축구 관련 설전을 벌였는데 두 팀의 맞대결에서 패한 팀의 시청에는 승리한 팀의 구단기를 걸기로 약속했다. 조 감독은 “말로만 더비라고 하지 않도록 성남뿐만 아니라 수원 삼성과의 일전에서도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조 감독은 챌린지에서 ‘막공(막을 수 없는 공격)’을 구사했다. 그는 자신만의 스타일인 막공 축구를 클래식에서도 유지할 계획이라고 했다. 조 감독은 “다른 팀들이 우리 팀과 만날 때 반드시 승점 3점을 얻기 위해 달려들 것이다. 우리도 이에 맞서서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우리가 올라온 것이 누가 되지 않게끔 다른 팀에 버금가는 경기력을 선보이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수원FC는 오는 13일 오후 2시 광양전용구장에서 전남과 K리그 클래식 첫 경기를 치른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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