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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금융 실현하는 P2P대출업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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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3-29 13:00:00 수정 : 2016-03-29 15: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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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정밀해진 개인신용평가 #1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에서 벤처기업으로 이직한 A씨

오랜 시간 고소득 전문직으로 근무하며 높은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었던 A씨는 최근 벤처기업으로 이직한 뒤 제1금융권에서의 대출한도가 급감했다. 증빙소득이 줄어 꼼짝없이 제2금융권에서 연 16%가 넘는 금리로 추가대출을 하게 된 상황. 그러나 P2P(개인 대 개인) 대출업체 ‘렌딧’은 A씨의 금융기록뿐만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도 분석해 연 7.8%의 금리로 A씨에게 돈을 빌려주기로 결정했다. 부인 역시 동종업계 전문직 종사자라는 점, 기존회사에서의 좋은 평판들이 A씨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데 전부 고려되어 대출 조건이 좋아진 것이다.

#2 대학시절 멋모르고 진 고금리 빚에 발목 잡혀있었던 B씨

사회초년생으로 최근 정보기술(IT) 분야 대기업에 취직한 B씨는 대학시절 저축은행에서 연 30%대 대출을 받고 창업을 했다. 당시 사업은 실패했고, 큰 빚까지 진 상태로 지금도 고금리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이미 한번 저축은행을 이용해 신용도가 떨어진데다 모아둔 돈이 많지 않은 D씨가 1금융권에서 제공하는 중·저 금리 대출로 당장 갈아타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P2P 대출업체 ‘8퍼센트’는 D씨가 이자를 성실하게 갚아왔다는 점과 현재 안정된 직장의 정규직 직원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해 저금리 대환대출을 허용했다. 빚을 잘 갚아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 및 향후 소득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3 콘서트로 기획력 알리고 중금리 대출에 성공한 신철씨

공연기획자 신철씨는 90년대 가요를 즐기며 시간여행을 떠나는 콘셉트의 ‘2016 슈퍼콘서트 토요일을 즐겨라’(슈토즐)를 준비하면서 P2P 대출업체 ‘빌리’의 문을 두드렸다. 빌리는 이 콘서트가 이전 8회 공연을 진행하는 동안 모두 흑자를 냈다는 점, 온라인에서 콘서트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들이 압도적이었던 점, 신씨가 ‘철이와 미애’ 등의 활동을 하며 지니게 된 스타성에 주목했다. 빌리는 10억원 가량의 녹음실 음향장비와 콘서트 티켓 판매대금에 대해 담보를 설정하고 연 15%의 중금리로 슈토즐 프로젝트에 대출을 결정했다. 빌리가 아니었다면 소득이 일정하지 않아 1금융권에서 대출받기 어려웠던 신씨는 20∼30% 고금리 대출을 이용해야 했다.

◆누가 P2P대출 업체에서 중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나

P2P 대출업체들의 신용평가시스템이 한층 정교해지고 있다. 성격, SNS나 블로그, 인터넷 카페, 댓글 등의 소셜 데이터, 기대 매출 등 다양한 요소들이 고려돼 실질적인 ‘빚 갚을 능력’을 평가하고 있다. 덕분에 당장 증빙할 수 있는 소득이 높지 않거나, 고소득임에도 수입이 일정치 않아 고금리 대출을 받아야만 하는 프리랜서, 창업자, 소상공인, 공연 예술인 등은 사업발전 가능성을 확실히 증명하고 매출을 담보로 제공할 경우 P2P 대출업체에서 중금리 혜택을 받고 있다.

28일 P2P 업체들에 따르면 렌딧, 8퍼센트, 어니스트펀드, 빌리 등은 기존 금융권에서 분석해오지 않았던 고객들의 비금융자료들까지 활용, 빅데이터 분석기법으로 신용도를 보다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 코리아크레딧뷰로 등 기존 신용평가회사들이 제공하는 신용분석들을 1차적 근거로 하되 빚 갚을 의지, 성격 등의 심리적 요인, 예상 매출액을 포함한 사업의 유망성, 페이스북 등 SNS 상에서의 인맥, 평판 등이 총동원된다.

렌딧의 경우 기존 평가 기간의 금융정보를 1차적으로 분석하고, 2차적으로 웹상에서의 행동 패턴, SNS에 드러난 인간관계 및 직장생활 정보 등 빅데이트를 분석해 자체신용평가 등급(렌딧CSS스코어)을 20가지로 나누어 대출시 반영하고 있다. 어니스트펀드는 성균관대 심리학과와 산학협력을 통해 고객의 심리, 행동패턴, 성격 등의 요소를 분석하고 이를 근거로 대출자의 상환의지와 능력까지 변별해 낼 수 있는 ‘심리측정 기반 신용평가 시스템’(Psychometric Credit Scoring system·PSS)을 개발해 곧 활용할 예정이다.

빌리는 한 막걸리 전문점에 대출을 해주면서 페이스북이나 구글에서의 긍정적인 포스팅과 댓글들, 예상 매출액 등을 근거로 사업장의 미래 발전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그 결과 연이자를 원래보다 2%포인트 가량 낮춰 대출이 실행됐다. 주홍식(31) 빌리 대표는 “기존의 1금융권에서는 고소득을 안정적으로 벌어들이는 능력에 치중해 신용도를 평가하고 있다”며 “학원강사를 비롯한 고소득 프리랜서, 월소득의 차이가 크지만 연 기준으로는 높은 수익을 올리는 크레인 기사 등의 직업군, 향후 높은 매출이 기대되는 창업자들의 신용도가 실제보다 저평가되어있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철저한 검증…관련 법안 제정 필요성도

사업의 미래가치, 심리적 요인까지 고려해 대출 조건을 따진다는 것이 곧 신용도에 대한 ‘느슨한 평가’로 오해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P2P 대출업체들의 설명이다. 8퍼센트 측은 “SNS 상에서 남자인데 여자인 것처럼 위장하고 다니며 방을 구한 고객, 대출 정보를 지나치게 자주 웹상에 퍼나르는 고객 등이 있었는데, 이 경우 다른 조건이 좋았지만 대출심사에서 떨어트렸다”며 “소셜 데이터를 분석해 오히려 의심 사례가 철저히 관리된다”고 전했다.

렌딧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신용도 평가에 대한 우려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걱정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그러나 렌딧 전체 포트폴리오의 12개월 평균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세후 7.8% 정도로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업체들은 P2P 활성화를 위해 관련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P2P 대출은 대부업법 적용을 받고 있어 시민들에게 마치 고금리를 적용하는 시장인 것처럼 오해를 유발하고 있다”며 “P2P 대출업에 맞는 법과 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천창민 자본시장연구원 금융법제팀장은 “P2P 대출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데 건전한 시장발전을 위해 정부가 향후 이를 어떤 식으로든 관리할 것이라는 신호를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라윤 기자 ry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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