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현상이 경기침체에 따른 일반적인 현상이 아니니 문제다. 세계 주요 기업의 매출은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나타낸다. 아베노믹스를 등에 업은 일본기업은 저성장 늪을 벗어나고 있다. 유독 우리 기업만 가라앉고 있다. ‘수주 절벽’에 내몰린 조선업의 위기는 외형 축소 사태의 한 단면일 뿐이다.
파장은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CEO스코어의 분석에 따르면 30대 그룹의 고용 규모는 지난해 0.44% 줄었다고 한다. 12.5%를 기록한 최악의 청년실업률도 원인을 따지면 그에 가닿는다. 일자리가 줄어드는 판에 소득이 늘어날 턱이 없다. 1200조원을 웃도는 가계부채 해결도 난망해진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그제 “현대중공업의 쉬운 해고는 절대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아무리 총선을 앞두고 있다 해도 집권여당 대표가 입에 올릴 말은 아니다. 구조개혁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야당에서도 크다. 꺼져 가는 성장 엔진을 빤히 보면서도 사탕발림 말이나 하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전철을 밟게 된다. 경제활성화의 불을 다시 지피려면 혁신의 고삐를 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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