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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드는 한국… 수면장애 5년새 57% 늘어

입력 : 2016-04-14 19:54:15 수정 : 2016-04-15 00:4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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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5만여명… 연평균 8.7% 증가
스트레스·식습관 등 주원인 꼽혀
최근 젊은층 환자 가파르게 늘어
불면증 치료제 1년새 2배 급성장
직장인 함모(42)씨의 요즘 소원은 ‘푹 자는 것’이다. 평소 예민한 성격인 함씨는 최근 몇달간 업무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피곤한 상태로 누워도 잠이 들지 않아 눈을 감은 채 침대 위에서 몇시간을 보낸 일도 많다. 괴로워하던 그는 몇주 전부터 병원의 수면클리닉을 다니고 있다.

함씨는 “예민한 성격 때문에 생긴 일시적 문제일 뿐이지 병이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치료를 받아보니 잠이 정말 중요한 것이란 걸 새삼 깨달았다”며 “스트레스로 잠을 잘 못 자고, 잠 때문에 더 스트레스를 받는 악순환이었는데 치료로 상태가 조금씩 호전되면서 스트레스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최근 ‘잠’을 제대로 못 자는 사람이 늘고 있다. 스트레스나 잘못된 수면 습관으로 잠 드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다.

14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수면장애(질병코드 G47)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0년 28만9500명에서 지난해 45만5900명으로 5년 만에 57.5%(16만6400명) 늘었다. 수면장애 환자는 2011년 처음 30만명을 돌파한 뒤 3년 만인 2014년에는 40만명을 넘어서는 등 연평균 8.7%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정신과 관련 치료를 꺼리는 사회분위기 등으로 병원을 찾지 않는 사람이 많은 점 등을 고려하면 실제 수면장애 증상을 겪고 있는 사람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수면장애(sleeping disorder)는 △건강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상태 △충분한 수면을 취했음에도 낮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상태 △수면리듬이 흐트러져 잠자거나 깨어있을 때 어려움을 겪는 상태를 말한다. 통상 ‘불면증’, ‘기면증’, ‘하지불안증후군(잠들기 전 다리에 불편한 감각 증상이 나타나 수면에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 ‘코골이·수면무호흡증’ 등이 포함된다.

2014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수면장애 진료 인원은 80대 이상이 366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70대 2679명 △60대 1682명 △50대 1129명 △40대 727명 등 연령대가 높을수록 진료 인원도 많았다.

그러나 최근 몇년 새 증가율은 젊은층에서 오히려 가팔랐다. 30대는 10만명당 수면장애 진료 인원은 591명으로 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2012∼2014년 연평균 환자 증가율은 9.3%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40대 6.9% △20대 6.5% △10대 5.0% 순이었다. 70대와 80대 진료인원이 같은 기간 각각 3.5%, 1.1%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수면장애의 원인으로 불규칙한 수면 리듬과 심리적 스트레스, 우울증 등 정신질환, 알코올이나 카페인 등을 꼽는다. 평소 잠을 자지 않다가 주말에 몰아 자는 것도 수면장애를 유발하는 요인 중 하나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증상이 지속될 경우 약물치료도 권고된다. 실제 최근 불면증 치료제 판매는 크게 늘고 있다. 건일제약에 따르면 불면증 치료제 ‘서카딘’은 지난해 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1년 만에 매출이 2배 이상 늘었다. 광동제약의 수면유도제 ‘레돌민’도 지난해 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부작용이 작은 비향정신성 수면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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