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사람들 사이에서 자기 손에 마이크로칩을 넣는 시술이 유행하고 있다.
시드니의 한 여성도 마찬가지다. 그는 손만 저어 문을 열거나 카드 결제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전혀 놀라울 일이 아니라면서 칩 삽입이 성형수술을 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말한다.
지난 25일(현지시간) 호주 애들레이드나우 등 외신들에 따르면 샨티 코포랄의 왼손에는 ‘RFID(radio-frequency identification)’칩, 오른손에는 ‘NFC(near-field communication)’칩이 각각 들어있다. 그의 남편도 마찬가지다.
샨티는 지갑에 카드를 넣지 않아도 되고, 열쇠를 갖고 다니다가 잃어버릴 위험에서도 자유롭다고 했다. 칩을 넣었지만,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주근깨 따위로 착각할 만큼 수술 자국도 거의 남지 않았다.
칩이 들어가는 부위는 손등이 위로 보이게 했을 때, 검지와 엄지 사이다.
애들레이드나우는 “샨티는 한때 개신교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며 “그들은 샨티에게 ‘당신은 지옥에 떨어질 것’이라는 험담을 퍼부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샨티는 여유롭다. 그는 “우리집에 있는 보모도 나처럼 되기를 원한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칩을 넣는 것보다 오히려 난 문신을 새기는 게 더 부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시술비는 최소 80호주달러(약 7만원)에서 최고 140호주달러(약 12만원) 정도로 알려졌다. 시술 복잡도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샨티는 “보톡스처럼 생각하면 된다”며 “짧은 시간에 마취 후 칩을 넣으며, 제자리에 들어갔는지 초음파로 검사한다”고 대략적인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페이패스(PayPass)와 비슷한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페이패스는 마스터카드사가 지난 2012년 개발한 비접촉 결제기술이다.
네티즌 반응은 엇갈린다. 기술발전에 감탄하는 이들도 있지만, 일거수일투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며 사생활이 보장되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주장한 이들도 있었다. 좁게는 카드 결제, 문을 여는 것과 연관됐지만, 넓게 보면 생체검증을 위해 사람의 체내에 넣는 베리칩과 비슷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호주 애들레이드나우 영상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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