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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잘된 전시회 호평속 프로그램 구성 지루해 아쉬움

입력 : 2016-09-06 20:34:12 수정 : 2016-09-06 20:3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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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부산 비엔날레 리뷰 비엔날레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겠다는 기치로 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가 긴 일정에 돌입했다.

광주비엔날레는 예술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진지한 질문에 답하고자 ‘예술은 무엇을 하는가’를 보여주는 데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현실과 접점을 찾기 위해 참여작가의 25%가 지난 1년여 동안 현지에서 지역공동체와 협업을 하거나 역사성에 주목한 신작을 제작했을 정도다.

전시공간의 작품배치도 인위적인 구분을 없애 열린공간으로 연출을 했다. 관람객들에게 상상과 사색, 쉼의 여백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전시작품들은 전 세계 곳곳에서 일상이 되어 버린 재난과 테러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 인공지능의 문제 등에 대한 깊은 성찰을 유도하고 있다.

마리아 린드 감독도 “스펙터클함보다 성찰과 사색에 방점을 찍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편집되지 않은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아무리 과정을 중시하는 프로그램으로 우리의 미래를 얘기하려 했다지만 다소 지루한 점은 옥의 티다. 디자인이 잘된 전시라는 호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시장을 찾은 이들에게 특별히 인상 깊게 각인되는 이미지가 없다는 것이 아쉬움을 준다. 


부산비엔날레에서 ‘틸트 브러시(tilt brush)’를 시연해 보이고 있는 이이남 작가.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실험성이 뛰어난 작가에게 주는 ‘눈(Noon)’ 예술상을 받은 작가들의 작품이다. 중진작가상은 스페인 작가 도라 가르시아의 ‘녹두서점-산 자와 죽은 자, 우리 모두를 위한’과 미국 작가 안톤 비도클의 ‘공산주의 혁명은 태양이 일으켰다’에 돌아갔다. 청년작가상은 전소정의 ‘예술하는 습관’이 받았다.

부산비엔날레는 1960~1980년대 한국, 중국, 일본 3국의 아방가르드 미술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추다 보니 다소 아카이브적인 성격이 강했다. 오늘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통찰이 아쉬웠다는 평가다. 그나마 고려제강 수영공장의 전시가 체면을 세워주고 있다. 한때 산업화의 주역이었던 공간에서 지난 시대와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은 참여작가들에게도 특별한 경험이 되고 있다. 고려제강이 1963년부터 55년 동안 전 세계로 수출하는 와이어를 생산하던 수영공장을 조병수 건축가가 리모델링으로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스케일이 큰 김학제의 ‘욕망과 우주 사이’, 윤필남의 ‘손에서 손끝으로’ 등을 너끈히 소화해내고 있다.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은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 랩’과 협업해 ‘틸트 브러시(tilt brush)’를 활용한 3D 공간그림을 현장에서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미디어와 가상현실의 붓질이 접목된 작품이다. 일반인도 체험할 수 있는 작품이다.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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