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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해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공동대표가 개회사를 시작하자 11일 ‘12차 탄핵반대 태극기 집회’에 참석한 50여개 단체 회원들이 성조기를 흔들며 박 대통령 탄핵반대에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박 대통령 부당 탄핵 ▲국정농단 증거조작 ▲언론의 거짓 선동 등을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가 아니라 '고영태와 그 일당의 사기사건'이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강조하며 ‘특검해체’와 ‘국회해산’ 등의 구호를 외쳤다. 또 ‘사드배치’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며 안보에 대한 중요성까지 거듭 제기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계엄령을 선포하고 군대를 동원해 국가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극단적인 발언도 이어갔다. 집회가 거듭되면서 점차 다양한 주장을 ‘애국주의’로 강조하는 가운데 세를 늘려가는 양상이다.
이 가운데 일부 새누리당 대선주자들까지 '태극기집회' 현장을 찾아 과열 양상을 부추겼다. 그동안 현장에 꾸준히 참석한 현역 의원은 '강성 친박'으로 분류되는 김진태 의원 정도에 불과했으나, 설 연휴를 지나면서 보수 지지층 결집에 힘입어 참가자들이 조금씩 늘어나는 양상이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김문수 당 비상대책위원은 '새로운 한국을위한국민운동' 주최로 청계광장에서 열린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해 박 대통령을 "죄 없는 사람"이라고 지칭하면서 "대통령을 탄핵할 게 아니라 편파적인 정치 특검을 탄핵해야 한다"고 화살을 특검으로 돌렸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 야권 유력 대선주자들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그는 "문 전 대표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우리의 우방인 미국이 아니라 북한에 가서 김정은을 만난다고 하고, 안희정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 때문에 감옥에 갔다"면서 "이런 사람들이 국회의원, 도지사, 대통령 후보를 한다는 데 돈 한 푼 안 받은 대통령을 탄핵해서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태극기 세력’을 보수라 지칭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비판들도 쏟아졌다. 이날 촛불집회에 참가해 스스로를 보수주의자로 소개한 김명희(56·여)씨는 “언론에서 자꾸 태극기 집회 참가를 두고 보수 세력이 집결한다는 식의 표현을 사용하는 데 이런 프레임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이들은 맹목적인 ‘친박’을 마치 하나의 이념으로 착각한 채 보수로 포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30대 집회 참여자 권모(34·여)씨는 "‘박정희 딸’에 대한 맹목적인 지지를 포기하지 못한 사람들이 보수로 일컬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라윤 기자 ry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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