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25일 기자들에게 서울로를 공개하고 향후 운영방안을 발표했다. 서울로는 서울역 고가차로를 공원으로 바꾼 것으로, 네덜란드 건축가 비니 마스가 디자인했다. ‘7017’은 고가가 탄생한 1970년의 ‘70’과 2017년 새로 태어나는 ‘17’개 보행길을 의미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4년 서울로를 한국의 ‘하이라인파크’로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파크는 버려진 철로고가를 녹지공원으로 바꾼 대표적 도시재생 명소다.
서울시가 25일 공개한 ‘서울로7017’의 모습. 콘크리트 화분이 차지하는 면적이 커 보행 공간이 다소 좁게 느껴진다. 김유나 기자 |
이날 찾은 서울로는 다음달 20일 개장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가 한창인 모습이었다. 시는 서울로를 ‘살아 있는 식물도감’이라고 설명했다. 총 50과 228종 2만4085그루의 꽃과 나무가 퇴계로에서 만리동 방향으로 ‘과’ 이름에 따라 가나다순으로 심어져 있다. 시작점에는 ‘가지과’가, 끝쪽에는 ‘회양목과’가 있는 식이다. 도심에서 다양한 꽃과 나무를 볼 수 있다는 점은 서울로의 큰 장점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꽃과 나무가 지나치게 많아 보행을 방해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식물은 회색 원형 콘크리트 화분 650여개에 나뉘어 심어져 있는데, 화분의 지름은 작게는 1.7m, 크게는 5m에 달했다. 서울로의 폭은 10m 정도이지만, 화분이 일렬로 늘어서 있지 않고 두줄로 겹쳐 있거나 지그재그로 놓여 보행공간이 넓지 않았다. 대부분의 구간에서 가로 폭의 절반가량을 화분이 차지했고 일부 구간에서는 보행공간이 2.5m 정도로 줄었다. 보행공간이 넓어졌다가 좁아지길 반복하는 구조라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몰릴 경우 안전사고도 우려됐다.
시는 장애인도 불편 없이 서울로를 즐길 수 있도록 시각장애인 음성유도기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설치했다. 하지만 화분을 피하며 이리저리 방향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휠체어를 타고 다니기 쉽지 않아 보였고, 갑자기 튀어나오는 화분이 인도 위 볼라드처럼 보행을 막아 시각장애인은 혼자 다니기 어려울 것 같았다. 시 관계자는 “점자블록은 일부 구간에만 깔릴 예정”이라며 “보완을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시는 서울로에 족욕탕과 트램펄린 등을 설치하고, 다양한 문화 공연과 간식거리 판매시설 등으로 즐길거리를 확충할 방침이다. 박 시장은 “서울로를 계기로 서울이 보행친화 도시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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