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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툭한 탄두·길고 두꺼워진 동체…'다탄두'로 진화했나

입력 : 2017-11-30 19:08:18 수정 : 2017-11-30 23: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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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15, 14와 비교해보니 북한 매체가 30일 공개해 드러난 화성-15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지금까지 선보였던 그 어떤 미사일보다 더 길고 더 두꺼워진 형태다. 엔진 추력(推力)도 강력해졌다. 탄두(彈頭)의 모습 역시 달라졌다. 이전 화성-14 ICBM과도 외형상 상당한 차이점을 보인다.

이런 이유로 우리 군 당국은 이날 화성-15를 신형 ICBM이라고 평가했다. 이 미사일의 기술적 진화 정도와 다탄두 장착 여부 등에 대해서는 검증작업에 시간이 걸린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달라진 외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11월 29일 발사·왼쪽)와 화성-14(7월4일 발사). 9축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실린 화성-15는 탄두부가 둥글고 뭉툭한 것에 비해 8축 TEL에 탑재된 화성-14는 뾰족하다.
연합뉴스
◆다탄 로켓으로 진화?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화성-15의 재진입체가 들어 있는 탄두부는 둥글고 뭉툭해졌다. 지난 7월 두 차례 발사된 화성-14가 뾰쪽한 탄두부를 지녔던 것과 대비된다. 미사일 전문가들은 둥글고 뭉툭해진 탄두부는 하나의 탄두가 아닌 여러 개의 탄두(다탄두)를 장착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설계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분석관은 “다탄두를 염두에 둔 설계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도 “북한이 쏜 화성-15에 다탄두를 장착했을 것으로는 보지 않지만 재진입체가 들어 있을 보호덮개는 다탄두 장착까지 계산해서 형상을 설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30일 방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의 전날 발사 영상에서 미사일이 발사를 위해 수직으로 들어 올려지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30일 방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의 전날 발사 영상에서 미사일이 수직으로 들어 올려진 뒤 이동식 발사차량(TEL)이 떠나고 있다.
다탄두각개목표재돌입(MIRV·Multiple Independently-targetable Reentry Vehicle) 기술을 이용한 다탄두 ICBM은 미사일이 대기권 내에 진입하면서 여러 개의 탄두가 각기의 표적을 향해 날아가는 분리탄두를 지칭한다. 미사일에 실린 각각의 핵탄두가 비행 중 개별목표에 유도되는 장비를 갖춰 다수의 목표에 동시 타격이 가능하다. MIRV 기술을 통해 미사일 1기에 8∼10개의 핵탄두를 탑재해 웬만한 도시 여러 개를 한꺼번에 사라지게 할 수 있는 가공할 무기로 변모했다. 다탄두 핵무기로는 미국 공군의 미니트맨Ⅲ와 중국이 미국 본토 전역을 사정권 두고 개발한 둥펑(東風)-41이 꼽힌다. 둥펑-41은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로도 완벽한 방어가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는 미사일이다.

북한의 ICBM이 소형화된 핵탄두를 탑재했는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더 나아가 MIRV로까지 진보했다는 증거는 현재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도 결국 중국의 뒤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 군 소식통은 “북한으로선 트럼프 행정부와의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최종적으로는 MIRV 핵미사일 개발에 나설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화성-15는 선발대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北 신형 ICBM 화성-15 공개 북한이 30일 노동신문(11월29일자) 등을 통해 김정은이 바퀴 축이 9개인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실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를 살피는 모습.
화성-15형 시험발사를 참관하며 환호하는 김정은.
◆커진 동체와 늘어난 엔진 개수

화성-15는 동체 길이가 화성-14(길이 19m)보다 2m 정도가 늘어난 21m로 분석됐다. 이동식발사차량(TEL)의 차축도 8축에서 9축으로 늘었다. 덩치가 커지다 보니 이를 지탱해야 하는 차량까지 길어진 것이다.

화성-14의 경우 1단 로켓에서 2단 로켓으로 올라갈수록 두께가 작아진 반면 화성-15는 1단과 2단 로켓의 몸통이 동일하게 제작됐다. 새로 제작된 로켓이 달린 것이다. 엔진 추력도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 직경이 화성-14보다 커진 것으로 미뤄 출력을 높여주는 추진제를 넣는 연료통 용량도 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단 로켓의 엔진 개수는 공개된 사진으로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주엔진에 보조엔진을 4∼6개 단 것으로 추정됐다. 장영근 교수는 “2단 로켓의 엔진이 (완전히) 바뀐 것으로 보인다”며 “추진제 양을 늘리고자 연료통을 키웠고, 버니어(보조) 엔진도 6개를 달았을 수 있다. 고체엔진인지는 확인이 안 된다”고 말했다.

1단 로켓도 화성-14에 사용한 엔진은 1개였는데 2개로 식별됐다. 신종우 분석관은 “화성-14는 백두산 엔진 1개를 장착했지만 화성-15는 백두산 엔진 2개를 장착해 직경이 1.7m에서 2m가량으로 커진 것 같다. 자연 추력이 향상됐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1단 엔진과 2단 엔진이 모두 변화됐고, TEL의 차축도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9축으로 제작한 것을 볼 때 완전히 새로운 미사일”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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