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시에서 발생한 송악농협 강도사건이 3시간여 만에 일단락된 가운데, 관련 법령 개정의 영향으로 타정총 소지 신청이 간소화되었다면서 향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와 함께 목적에 어긋난 활용 시 무거운 처벌을 내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2분쯤 충남 당진시 송악농협 상록지점에 등산복 차림을 한 누군가 들어왔다. 돈을 내놓으라며 직원에게 가방을 던진 뒤, 못을 쏘는 데 쓰이는 타정총 6발을 발사한 강도는 2분 만에 현금 2750만원이 담긴 가방을 갖고는 현장에서 도망쳤다. 다행히 현장에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강도는 3시간여 만인 같은날 오후 12시35분쯤, 은행에서 6km 정도 떨어진 야산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은행에서 불과 50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식당을 운영해온 여성 A(52)씨로 드러났으며, 수억원에 달하는 빚을 견디지 못해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10일 오전 충남 당진시 송악농협을 턴 A(52)씨가 범행에 사용한 타정기가 당진경찰서 소회의실에 놓여있다. 연합뉴스. |
A씨가 은행에서 범행을 저지르는 모습. 충남당진경찰서 제공. |
A씨가 사용한 타정총은 공기를 압축해 발사하는 전동 못총이며, 주로 공사장 등 건설현장에서 쓰인다. 못을 발사해 매우 위험하고, 자칫 잘못하면 큰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타정총은 소지 허가를 신청할 때, 신체검사서가 아닌 도로교통법에 따른 운전면허증만 있으면 누구나 보관을 허가받을 수 있다. 비슷한 사건이 또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경찰청은 지난 2016년 1월, ‘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을 대폭 개정하면서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로 이름을 바꿈과 동시에 타정총 소지를 허가할 때 운전면허증이 있는 사람은 별도의 신체검사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고 고시했다.
국민안전을 확보하고 행정절차 간소화 등으로 국민 편익에 기여를 기대한다는 게 당시 경찰청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이번 사건을 두고 일각에서는 타정총을 떠나 사람에게 위협을 줄 수 있는 장비를 소지하고자 하는 이에게는 엄격히 기준을 적용하고, 철저한 관리와 함께 목적에 어긋난 활용 시 무거운 벌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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