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를 타고 비행기에 오른 거구의 남성 승객이 여성 승무원에게 수치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행위를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일(현지 시간) 중국 매체 SETN은 화장실에서 대변을 본 후 자신의 엉덩이를 닦아달라는 승객 요구에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승무원의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전날 로스엔젤레스에서 대만으로 향하는 에바 항공의 비행기에는 휠체어를 탄 거구의 백인 남성이 탑승했다.
비행 도중 화장실에서 대변을 본 남성은 좌변기에 앉은 채로 여성 승무원들을 향해 "엉덩이를 닦아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당황한 승무원들은 남성의 요구를 거절했으나, 남성은 "나는 속옷조차 올리지 못한다"며 더욱더 큰 고함을 질렀다.
결국 승무원 중 한 명은 사태를 수습하고자 장갑을 착용한 뒤 화장실로 들어섰다.
승무원은 곧 남성의 엉덩이를 직접 닦아줬으며, 남성은 그사이 탐탁지 않은 듯 "더 깊게, 더 깊게"라는 말을 반복했다.
작업을 마치고 남성의 팬티와 바지까지 모두 올려준 승무원은 다시 얌전해진 남성을 제자리로 돌려보냈다.
이후 승무원은 화장실에 들어가 눈물을 쏟으며 구토했고, 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해당 승무원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손님의 행동이 내 몸과 마음을 망가뜨렸다"며 "당시의 냄새가 내 머리에서 지워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너무나 큰 수치심을 느꼈지만 승객의 지시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승무원의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함께 사건을 목격한 동료 승무원들 또한 "다시는 그 승객을 비행기에 탑승시켜서는 안 된다"며 "회사 차원에서 조치를 취해달라"고 호소했다.
점점 불거지는 논란에 항공사 측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항공사 측은 공식 성명서를 통해 "관련 법령에 따라 승무원은 기내에서 의료와 관련된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는다"며 "거동이 불편한 경우에는 보호자를 반드시 동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남성 승객에게 성희롱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며 "다시는 유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뉴스팀 new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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