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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문제가 블루오션 돼서는 안 되는 이유 [더 나은 세계, SD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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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4-01 10:00:00 수정 : 2023-12-10 22:2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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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매연과 미세먼지로 가득한 도로,

 

요즘 유엔은 올해 개최되는 두 가지 큰 행사의 준비에 한창이다. 하나는 오는 7월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본부에서 열리는 ‘2019 지속가능개발을 위한 유엔 고위급 정치포럼’(UN HLPF 2019)이고, 또 하나는 9월로 예정된 74차 총회 기간 중 개최되는 ‘2019 SDG 정상회의(Summit)’다. 

 

두 회의 모두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이행을 점검하고, 확산시키기 위해 논의하는 자리다. 올해 주제는 ‘평등과 포용의 확산과 사람들의 자력증진’(Empowering people and ensuring inclusiveness and equality)으로, 세부 주제로는 기후변화·환경문제 등과 더불어 ‘파트너십 강화’에 대한 이슈가 집중 다뤄질 예정이다. 지구촌 모든 문제 중에서 기후변화 및 환경 이슈와 각 계층 및 지역 간 파트너십 강화가 인류 삶과 포용성에 직결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요즘 한국은 이 두 문제에 가장 민감한 국가다. 미세먼지와 쓰레기 대란 등 환경문제가 일상이 된 지 오래됐고, 남북문제와 경제지표 악화에 따른 양극화도 심각하다. 지역의 개발문제를 둘러싸고 정치권, 보수·진보를 대표하는 이익단체와 세력, 기업과 노동조합, 다주택 보유자들과 극심한 복지 사각지대 등 어느 곳 하나 대립하지 않는 데가 없는 상황이다. 

 

특히 그 중 미세먼지를 필두로 한 환경문제는 국가 재난상황에 직면해 있다. 출·퇴근길과 외출 때에는 황사 마스크가 필수품이 되었고, 매일 아침과 저녁 기상예보를 보던 생활이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는 일상으로 바뀌었다. 

 

지난 수십년간 유엔과 국제사회는 개발도상국과 빈곤국들이 개발 과정에서 내뿜는 무분별한 오염원에 주목해 왔다. 그러나 최근 몇년 동안 이런 기류가 점점 바뀌고 있다. 선진국에서 사용하고 버리는 플라스틱 쓰레기와 각종 폐기물, 중국이나 한국과 같은 과도한 에너지·차량 소비국의 발전소 미세먼지와 자동차 매연 등이 심각한 환경오염 요인이라고 보기 시작한 것이다.

기후변화 위험을 보여주는 유엔 홈페이지.

 

몽골과 중국, 인도, 한국은 전 세계를 통틀어 최대 미세먼지 오염 국가군이다.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와 인도 뉴델리, 중국 베이징, 한국 서울은 WHO(세계보건기구)의 미세먼지 권고 기준(㎥당 25㎍)을 넘어선 지 오래다. 1㎍은 100만분의 1g을 가리키는데, 특히 서울은 지난해 WHO 기준을 넘긴 날이 무려 122일이었다. 사흘에 하루는 기준을 넘긴 셈이다. 

 

해마다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플라스틱 3억3000만t 중 재활용 비율은 9% 미만에 불과하다. 대부분 땅과 바다로 버려지는데, 이 중 1200만t은 매년 바다로 흘러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작년 한국 국민 1인당 비닐 소비는 연간 420장 정도로, 약 100㎏에 이르는 플라스틱을 소비했다. 이는 전 세계 1위에 해당된다. 

 

몇십년간 지속해온 ‘플라스틱=분리수거’라고만 강조하던 환경 교육이 크게 잘못된 인식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오히려 한국은 분리수거를 하지 않는 국가보다 더 안심(?)하고 플라스틱과 비닐을 쓰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주 보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 1분기 79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고 한다. 미세먼지로 인해 공기 청정기와 건조기, 의류 관리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나 전지구적으로 보면 이보다 나쁜 일이 없는 상황이다.

 

사실 이보다 우려되는 일은 많은 기업이 이러한 환경 재난을 새 블루오션으로만 인식한다는 점이다. 환경 제품이 또 하나의 미래 시장이 된 형국인데,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환경 대응제품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지구환경 개선이 선결과제가 되어야 한다.

 

기업이 안전한 환경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기에 앞서 소비자들에게 반드시 알려야 할 일이 있다. 이 제품을 사는 소비자도, 만드는 기업도 모두 ‘지구’에 살고 있고, 이를 토대로 이루어지는 일이라는 점이다. 환경은 발 빠르게 대응하거나 분리수거한다고 개선되기 힘들다. 우리 모두 ’환경은 돌이킬 수 없다’는 인식을 가지는 일이 인류와 지구 간 근본적인 ‘환경 파트너십’이다. 

 

김정훈 UN지원SDGs협회 사무대표 (unsdgs@gmail.com) 

 

*UN지원SDGs협회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지위 기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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