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김모(33)씨의 온라인쇼핑 기준은 ‘빠른 배송’이다. 제품 배송 속도에 따라 김씨의 구매가 결정된다. 김씨는 “업체별 상품에선 큰 변별력을 찾을 수 없다”며 “가급적 빨리 상품을 배송해 줄 수 있느냐가 쇼핑의 기준이 된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빠른 배송’에 중점을 둔 소비자가 늘면서 유통업계가 배송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제는 얼마나 빠르고 편리하게 배송될 수 있는지를 따지는 ‘배송 경쟁력’이 구매의 중요한 기준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온라인과 마트, 오픈마켓, 홈쇼핑에 이어 편의점까지 ‘빠른 배송’ 서비스 경쟁에 뛰어들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가 배달앱 ‘요기요’, 메쉬코리아 ‘부릉’과 손잡고 배달서비스를 시작했다. 도시락, 삼각김밥 등 간편 식품과 디저트, 음료, 튀김류, 과일 등 CU 상품 200여 가지를 이용할 수 있다. ‘CU 배달 서비스’는 주문자가 배달앱 요기요에 접속해 1만원 이상 구매를 할 경우, 가까운 CU 매장 상품들을 원하는 곳에서 받을 수 있다. 배달 이용료는 3000원이다. 배달 가능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다.
CU의 배달서비스는 4월 수도권 내 30여개 직영점을 시작으로 5월부터는 5대 광역시로 확대할 계획이다. GS25, 미니스톱 등 편의점 업계도 최근 배송 애플리케이션과 손잡고 편의점의 물품을 집 앞으로 배달하는 배송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쿠팡과 위메프도 나란히 배달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쿠팡은 이르면 상반기 중 배달서비스 ‘쿠팡이츠’를 선보인다. 쿠팡은 자신들의 강점이자 브랜드인 ‘로켓배송’을 그대로 배달앱 시장에 이식할 것으로 전해졌다. 직접 고용한 배달원을 활용해 30분 안에 음식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위메프는 4월 중 본격 서비스를 시작한다. 위메프는 가칭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위메프오’를 통해 배달앱 서비스 시장에 진출한다. 위메프는 쿠팡처럼 직접 배달서비스를 하지 않고, 주문자와 영업점 간의 주문 중계만 진행한다. 그리고 경쟁사 대비 저렴한 수수료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홈쇼핑과 대형마트도 특화된 배송 서비스를 운영한다.
현대홈쇼핑은 최근 ‘H딜리버리’라는 배송 브랜드를 출시하고 패션·식품 상품에 한해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차량으로 배달하는 ‘H익스프레스’는 오후 1시 전에 주문한 패션상품을 3∼5시간 안에, 오토바이로 배송하는 ‘H퀵’ 서비스는 홈쇼핑에서 방영되는 식품 상품을 주문하면 5시간 안에 배송해준다.
롯데마트는 유통업계 최초로 ‘30분 배송 서비스’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마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상품을 주문하면 해당 제품은 매장의 컨베이어벨트로 연결된 바구니에 담긴다. 이렇게 담긴 제품은 창고로 이동돼 포장되고 이를 직원이 오토바이로 배송하는 방식이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교촌치킨과 맘스터치가 자체 배달앱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 배달앱 시장은 2013년 3300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3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4조원대로 확대될 전망이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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