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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는 늘고, 쓰레기는 줄었다”…‘여의도 봄꽃 축제’ 올해는 달랐다 [김기자의 현장+]

입력 : 2019-04-13 13:00:00 수정 : 2019-04-13 15:5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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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 푸드트럭 업체 참여…음식 대부분을 일회용기 담아 판매 / 벚꽃 개화기 불법 노점상 집중단속…시민불편 해소 / 쓰레기통 재활용 분리수거 / 달라진 벚꽃축제
벚꽃이 만개한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윤중로. '2019 여의도 봄꽃 축제'를 찾은 시민들이 벚꽃길을 걸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작년인가 노점상에서 팔던 닭꼬치 양념이 옷에 묻은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짜증나요”

 

완연한 봄이 찾아오면서 서울 이곳저곳에는 벚꽃들이 꽃망울을 터뜨렸다. 벚꽃이 만개한 지난 11일 찾은 서울 여의도 윤중로는 벚꽃처럼 화사한 봄옷을 입은 시민들로 붐비고 있었다.

'2019 여의도 벚꽃 축제'가 열리는 한강공원.

청명하고 경쾌하게 흐르는 음악 소리까지. 살랑이는 봄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흩날리는 벚꽃잎에 시민들의 표정은 만개한 벚꽃만큼이나 환하고 밝았다. 젊은 연인들은 만개한 벚꽃을 스마트폰에 담기 위해 여념이 없다. 봄꽃처럼 활짝 웃으면서 벚나무 사이로 내리쬐는 햇살 아래 다정스레 동행하는 이들 청춘은 벚꽃만큼 싱그러운 표정이다.

 

봄바람에 떨어지는 벚꽃을 맞으며 쉴 새 없이 뛰어다니는 아이들 벚꽃처럼 하얗게 센 머리 위에 우아한 모자를 쓴 어르신들까지 모두 인생의 봄날을 만끽했다. 봄꽃 축제가 열리는 운중로는 그야말로 힐링이 공간이 됐다.

 

◆ ‘봄꽃 축제는 즐기고, 쓰레기는 줄어들고’

 

매년 열리는 여의도 벚꽃축제 기간마다 ‘노점상·쓰레기 무단 투기·벚꽃 훼손’ 등이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다.

'2019 여의도 봄꽃 축제'가 열리는 윤중로 곳곳에는 쓰레기통이 배치돼 있다. 쓰레기통 주변에는 널브러진 쓰레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찾은 봄꽃축제 중심 거리인 윤중로 ‘벚꽃길’은 쓰레기와 노점상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매년 열리는 봄꽃축제의 모습과 전혀 딴판이었다. 군데 군대 설치된 대형 분리쓰레기 통마저 깨끗했다. 노점상과 쓰레기로 몸살을 앓던 예전의 모습과 달리 올해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영등포구에 따르면, 지난해 쓰레기 배출량이 7일(3.2t/일)간 22.5t 배출됐고, 올해는 21.8t 쓰레기를 수거한 것으로 파악됐다. 쓰레기 배출량이 예전과 비교해 수치상으로 조금 줄어들었지만, 음식물 및 일회용 쓰레기 배출량이 높은 푸드트럭을 올해 처음 운영하는 것을 비교한다면 상당히 줄어들었다고 유추할 수 있다.

'2019 여의도 봄꽃 축제'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이 청소하고 있다.

벚꽃길은 쾌적한 거리 유지를 위해 곳곳에 일반쓰레기통 및 재활용분리수거통을 곳곳에 설치했고, 문화행사장에는 푸드트럭과 아트마켓 등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공동 배출장으로 운영, 청결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게 구 관계자의 설명이다.

환경미화원이 청소하고 있다.

도심에서 일회용에 담긴 음료를 들고 거리를 걷는 모습은 흔한 풍경이지만, 봄꽃축제가 열리는 운정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부분 시민은 음료수보다는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벚꽃을 담기 위해 여념이 없었다.

 

◆ 불법 노점상 단속 ‘효과 톡톡’

 

봄꽃 축제 이외 장소에는 눈살을 찌푸리는 장면이 종종 발생됐다. 지난 7일 오후, 서강대교~마포대교 구간에는 밤만 되면 떴다방처럼 노점상이 진을 치고 있었다. 구청 단속반들은 노점상들과 실랑이가 밤바다 벌어지기도 했다. 강력한 노점상 단속으로 예전과 비교해 확연히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반복되고 있었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한강공원에서 영등포구청 관계자들이 노점상을 단속하고 있다.

강력한 노점상 단속으로 쓰레기양과 반입이 줄어들었고, 보행로 바닥도 지저분한 곳이 적었다. 그동안 노점상에서 판매된 음식물과 쓰레기가 축제장으로 반입되어 버려졌다.

 

가족과 함께 봄꽃 축제를 찾은 김씨는 “거리가 생각보다 깨끗해 놀랬다”며 “여유가 느껴지는 공간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시민은 “시민 의식이 한층 높아진 것이 아닌가 해요”라며 짧게 대답했다.

 

◆ 꽃을 따고 꺾고 올라타고…’옥에 티’

 

벚꽃을 따고 가지를 꺾는 시민들이 적지 않아 벚나무가 훼손되고 있었다. 벚꽃길을 걷다 보면 머리에는 벚꽃을 꽂고 벚나무 가지를 손에 들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꺾은 벚꽃 가지를 기념품인 양 들고 걷는 시민들도 있었다.

한 남성이 벚나무에 올라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화려한 벚나무 앞에는 줄을 서가며 사진을 찍으려 들고, 저마다 개성을 살리기 위해 줄기가 길게 늘어지게 벚나무 가지를 얼굴을 가리는 들도 있었다.

 

일부 시민들은 너도나도 잡아당기고 휘는 통에 결국 가지가 부러지는 장면을 쉽게 목격됐다. 젊은 남성이 연인으로 보이는 여성과 함께 벚나무에 올라가 포즈를 취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2019 여의도 봄꽃 축제'가 열리는 윤중로 곳곳에는 "꽃을 꺾지 말아 주세요. 내년에 필 꽃을 위해 양보해주세요."라는 푯말이 세워져 있다.

영등포구청 한 관계자는 “이번 봄꽃축제는 벚꽃길과 문화체험 공간을 분리해 좀 더 편안하게 봄꽃을 즐기실 수 있게 노력했다”며 “특히 쓰레기, 노점상 문제로 발생할 수 있는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축제 기간 중에도 만전을 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생활 쓰레기 문제에 대한 시민 공감대가 확산되고, 높아진 시민의식에 봄꽃축제를 성공리에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글·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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