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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늘어진 종아리·귓불 주름… 노인성 질환 ‘적신호’

입력 : 2019-05-12 22:00:00 수정 : 2019-05-12 20:4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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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조 증상 및 처방 / 근육량 줄어드는 근감소증 대표적 / 종아리 둘레 측정해 쉽게 알 수 있어/ 단백질 섭취·운동 등 통해 예방 가능
의학 기술의 발달은 ‘100세 시대’를 불러왔지만 장수가 모든 사람에게 축복은 아니다. 늘어나는 기대수명과 함께 노환에 따른 각종 질병도 자연스럽게 따라붙었다. 치매, 뇌혈관질환 등은 실버세대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다. 병마는 갑자기 찾아오는 것 같지만 돌이켜보면 작은 전조 증상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 사소함을 놓치지 않아야 큰 병을 조기에 예방할 수 있다. 경희대학교병원 어르신진료센터와 신경과의 도움을 받아 일반인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노인성 질환의 초기 증상과 건강한 생활습관을 소개한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그동안 바쁘다고 챙기지 못했던 부모님의 건강을 다시 한번 체크해보자.

 

◆종아리 둘레로 근감소증 확인

노년의 삶의 질은 근육이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근육 감소는 균형감각 상실로 인한 낙상·골절 위험뿐 아니라 심근경색·뇌졸중 가능성도 높인다. 심장 자체가 근육덩어리인 데다 근육에는 혈압·혈당 조절 기능도 있기 때문이다.

근감소증은 집에서 종아리 둘레를 측정해 확인할 수 있다. 남녀 구분 없이 종아리의 가장 두꺼운 부분의 둘레가 32㎝ 미만이라면 근감소증을 의심하고, 병원에서 근육량과 악력 측정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원장원 어르신진료센터장은 “다리는 근육 감소가 가장 빨리 시작되는 부위”라며 “이를 예방해 신체 활동량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거의 모든 병을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꾸준한 단백질 섭취는 근감소증 예방과 치료 모두에 도움이 된다. 젊은 층은 운동 후 1~3시간 안에 단백질의 합성 반응이 최대화되는 반면 노인의 경우 근육 합성 능력이 운동 후 24시간 지속된다. 대신 운동 직후에는 특별히 높지 않다. 근력 운동 후 24시간 동안 꾸준히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는 의미다. 노년층의 하루 단백질 섭취 권장량은 몸무게 1㎏당 1~1.2g으로 본다. 만성질환, 영양불량자의 경우 일반인보다 1.2배 정도로 늘리는 것이 좋다.

‘저강도의 고속파워’ 운동법도 노년층에게는 효과적이다. 스쿼트를 할 때 천천히 내려갔다가 일어설 때는 빠르게 움직이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시간에 상관없이 얼마나 큰 힘을 내는지를 의미하는 근력뿐 아니라 짧은 시간 안에 빨리 큰 힘을 내는 근파워를 개선할 수 있다.

치매, 뇌경색, 근감소증 등 노인층에서 나타나는 질병은 중증으로 진행되기 전에 초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대각선 귓불주름, 어눌한 말과 편측 장애, 종아리 둘레 등 일반인도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알 수 있는 증상을 통해 큰병을 예방할 수 있다. 사진은 원장원 경희대 어르신진료센터장이 노인성 질환으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의 진료를 보고 있는 모습. 경희대병원 제공

◆장애 없이 지나간 뇌경색은 ‘경고 증상’

흔히 ‘중풍’으로 알려진 뇌경색은 실버세대가 가장 피하고 싶은 질병 중 하나다. 발생 즉시 심각한 증상으로 응급실을 가기도 하지만, 증상이 나타났다가 금방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소위 ‘작은 뇌졸중’으로 불리는 일과성허혈발작이다. 일과성허혈발작은 급성 뇌경색과 달리 시간 경과에 따라 증상이 저절로 소실돼 뚜렷한 장애를 남기지 않는다.

그러나 이를 병을 피해갔다고 생각하고 안심하면 안 된다. 오히려 ‘경고증상’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미국에서는 일과성허혈발작 환자의 3분의 1에서 이후 급성 뇌경색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한쪽 팔다리에 힘이 없는 편측 장애 △말이 어눌하거나 알아듣기 어려운 언어·발음 장애 △중심 잡기 어려운 어지럼증 △한쪽 시야가 안 보이는 시각 장애 △안면신경마비와 감각 이상 등 뇌경색의 신호가 오면 이후 개선 여부와 별개로 꼭 병원 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김범준 신경과 교수는 “뇌경색은 증상 초기에 발견하면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라며 “부모님에게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평소 뇌경색 예방을 위해서는 하루 30분씩 이상씩 규칙적인 운동과 저염식에 신경쓸 필요가 있다. 채소를 많이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히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환자는 이를 잘 조절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각선 귓불주름은 인지장애 환자의 60%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를 통해 치매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경희대 병원 제공

◆대각선 귓불주름으로 치매 예측

현재 국내 치매 환자 수는 70만여명으로, 65세 이상 노인 인구 10명중 1명꼴로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치매는 다양한 영역의 인지기능 장애가 서서히 진행된다는 점에서 노화에 따른 단순 기억력 저하와 유사해 조기발견이 어렵다.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정도의 인지장애와 공격적인 성격, 길을 잃는 행동 등은 중등도의 치매로 진행하면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진산 신경과 교수는 치매 확인을 위해 부모님의 ‘대각선 귓불주름(Diagonal Earlobe Crease)’를 살펴볼 것을 권한다. 대각선 귓불주름은 노화와 연관된 신체증후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이 교수가 정상인과 인지장애가 있는 환자의 대각선 귓불주름을 분석한 결과, 인지장애 환자의 약 60%에서 대각선 귓불주름이 관찰됐다. 또 혈관성치매의 원인인 대뇌백질변성의 심한 정도와 알츠하이머치매의 원인인 베타-아밀로이드 양성률과도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왔다. 대각선 귓불주름을 통해 인지장애 여부를 예측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비만이나 저체중은 인지 기능에 악영향을 주는 만큼 치매예방을 위해서는 하루 40분, 주 5회 이상 몸에 땀이 살짝 날 정도의 운동을 통해 체중을 유지해 주는 것이 좋다. 또 술, 담배는 뇌 기능을 떨어뜨리고 뇌혈관 등 동맥경화를 촉진시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끊도록 하자. 외국어 등 새로운 것을 배우고 책을 보는 것도 대뇌를 자극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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