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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前남편 때문에 재혼 깨질까 불안"…경찰, 범행동기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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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6-11 11:25:57 수정 : 2019-06-11 11:2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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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이 범행 사흘 전인 지난달 22일 오후 11시쯤 제주시내 한 마트에서 흉기와 청소용품을 사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 제공 폐쇄회로(CC)TV 캡처.

제주에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이 전 남편 때문에 재혼한 현 남편과의 결혼 생활이 깨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동부경찰서는 11일 전 남편 살인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고씨를 살인 및 사체 손괴·유기 등의 혐의로 12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은 범행 동기에 대해 “프로파일러 투입 결과, 피의자가 전 남편인 피해자와 자녀의 면접 교섭으로 인해 재혼한 현 남편과의 결혼생활이 깨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며 “피해자의 존재로 인해 갈등과 스트레스가 계속될 것이라는 극심한 불안 때문에 범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수사 결과 고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8시∼9시16분쯤 제주시 조천읍 소재 펜션에서 전 남편 A(36)씨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고씨는 이어 27일 오전 11시 30분 펜션을 나올 때까지 피해자의 시신을 훼손하고 28일 오후 9시30분부터 7분여 동안 완도행 여객선에서 시신 일부를 바다에 버린 혐의다.

 

이어 29일 오전 4시3분부터 31일 오전 3시13분까지 이틀 동안 경기 김포 소재 가족 명의의 아파트에서 남은 시신의 일부를 2차 훼손한 혐의다. 고씨는 훼손된 시신을 종량제봉투에 담아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고씨의 차량에서 압수한 이불에 묻어 있던 전 남편의 혈흔에서 수면제로 쓰이는 ‘졸피뎀’ 성분이 검출되면서 계획 범행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졸피뎀 성분이 들어있는 수면제는 고씨 주거지에서 20㎞ 떨어진 충북 청주시 소재 병원에서 처방받은 것이고, 구매처는 인근 약국이라고 밝혔다.

 

그 동안 키 160㎝, 몸무게 50㎏가량인 고씨가 체력과 체격에서 차이가 나는 키 180㎝, 몸무게 80㎏인 전 남편을 어떻게 혼자서 제압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증폭됐었다.

 

경찰은 “피의자가 체포 당시부터 피해자가 성폭행을 하려고 하자 이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피의자를 살해하게 된 것이라고 우발적 범행임을 주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범행수법 등을 인터넷에서 검색하고, 수면제 등 범행도구를 사전에 구입하거나 준비한 점 등으로 볼 때 피의자의 주장은 허위로 판단된다”며 계획범행이라고 자신했다.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이 범행 사흘 뒤인 지난달 28일 오후 3시쯤 범행 전 구입했던 청소용품 중 일부를 환불하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 제공 폐쇄회로(CC)TV 캡처.

◆범행 후 청소도구 등 환불

 

경찰이 그동안 확인한 고유정의 행적을 보면 고씨는 지난달 18일 배편으로 본인의 차를 갖고 제주에 들어왔으며 22일 제주 시내 한 마트에서 흉기와 청소도구를 구매했다.

 

이어 지난달 25일 전 남편을 만나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 입실한 뒤 범행을 저질렀다.

 

고씨는 다음날 시신을 훼손·분리한 뒤 하루 지나 훼손한 시신을 종이상자와 스티로폼 상자 등에 담아 펜션에서 퇴실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씨는 같은 달 28일 오후 3시쯤 제주시의 한 마트에서 청소도구 등을 환불하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이는 고씨가 같은달 22일 해당 마트에서 구입한 물품 중 일부다. 

 

당시 고씨는 흉기 한 점과 표백제, 고무장갑, 청소도구 등을 다량 구입해 범행에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은 고씨가 범행에 사용한 도구 중 남은 물품을 환불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씨가 다시 마트에 나타날 당시 오른손에 붕대를 감고 있었으며 회색 후드티를 입고 있었다.

 

고씨는 같은 날 오후 8시 30분 출항하는 완도행 여객선을 타고 제주를 빠져나갔다.

 

경찰은 여객선 CCTV로 고씨가 해당 여객선에서 피해자 시신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봉지를 7분간 바다에 버리는 모습을 포착했다.

 

고씨는 완도항에 내린 후 곧바로 경기도 김포시 소재 가족의 아파트로 향했으며, 지난달 29일 새벽 도착했다.

 

고씨는 이틀간 김포에서 시신을 또다시 훼손하고 유기한 뒤 31일 주거지인 충북 청주시로 이동했다.

 

경찰은 충북 청주시의 고씨 자택 인근에서 범행에 사용한 흉기 등을 발견했다.

 

경찰은 앞서 지난 5일 피해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머리카락과 뼛조각을 확보하고, 감식을 의뢰했다.

 

피해자 모발 감식 결과는 1주일, 뼈 골수 유전자 검사는 3주가량 걸릴 예정이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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