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계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4.2% 인하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을 비롯한 사용자 단체들은 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2020년 적용 최저임금 결정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이 마이너스가 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분명히 했다.
사용자 단체들은 이 자리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심도있는 고민 끝에 제시한 숫자라서 현재로선 조정하기 힘들다”며 “지난 2년간 과도하게 인상돼 어느 정도 흡수하지 않고선 앞으로 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최저임금은 이제 경제논리로 풀어야 한다”며 “노사 간 이견을 말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소상공인 등도 감내 가능한 수준에서 결정됐으면 하는 간절함을 말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들은 공익성과 공정성, 객관성에 입각해 국민이 수용 가능한 안을 주도적으로 제시해서 우리 경제에 맞는 정답에 최대 근사치를 찾아줘야 한다”며 “중위임금 대비 수준에 대한 공식 추정자료를 제시하고, 고용에 미치는 영향과 경제상황, 국제경쟁력 영향 비교 등 판단할 수 있는 실체적 근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에게는 업종별, 기업규모별, 지역별로 구분해서 최저임금을 다응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최저임금 산정기준 시간 수를 두고 고용노동부와 대법원 판결의 기준이 다른 점에 대해 해결방안을 내놔야 하고, 외국인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대해선 ‘차이’의 관점에서 검토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나아가 “최저임금 최대치는 통상 중위임금 60%로 이해되는데, 우리나라는 이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교해도 절대액과 인상률, 중위임금 대비 수준 등 모든 면에서 최저임금 부담이 가중돼있다”고 덧붙였다.
이들 단체는 이어진 문답에서 최저임금 삭감이 내수 위축으로 이어질 우려에 관해서는 “학문적으로는 그렇지만 최근 2년간 양극화가 심해지고 고용의 양과 질이 나빠진 점을 감안하면 최저임금 인상률이 마이너스가 되더라도 고용문제가 안정되면 내수에 우려할 일은 안 생길 것”이라고 일축했다.
최저임금위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10차 전원회의를 열었으나, 내년 최저임금 4.2% 삭감을 요구한 사용자 위원들의 최초 요구에 반발한 근로자 위원 전원의 불참으로 파행을 맞았다.
최저임금위는 이날을 시작으로 오는 11일까지 사흘 연속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을 의결할 계획이다.
앞서 근로자 위원은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1만원(19.8% 인상)을 제출한 상태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지난 4일 9차 전원회의에서 최초 요구안을 접수한 뒤 노사 양측에 수정안을 낼 것을 요청했었다
양봉식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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