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월드시리즈까지 제패하는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다. 1994년 와일드카드 제도가 도입된 후 6번째 와일드카드 진출 우승팀이자 와일드카드 티켓이 2장으로 늘어난 2012년 이후로는 최초의 우승팀이었다.
워싱턴 내셔널스가 샌프란시스코의 기적을 5년 만에 재연할 기세다. 역시 와일드카드로 가을야구에 나선 워싱턴이 밀워키 브루어스, LA 다저스에 이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까지 꺾고 파죽지세로 창단 50년 만에 첫 월드시리즈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쓴 데 이어 월드시리즈에서도 상승세가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워싱턴이 23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2019 월드시리즈(7전4승제) 1차전에서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이자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다승 팀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5-4로 승리하며 먼저 1승을 챙겼다.
워싱턴 1차전 승리를 이끈 주역은 아직 만 21세도 되지 않은 ‘신성’ 후안 소토였다. 소토는 이날 동점 솔로포에 쐐기 2타점 2루타 등 3타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사실 이날의 예상 히어로는 워싱턴 맥스 셔저와 휴스턴 게릿 콜 등 두 선발투수였다. 사이영상급 투수들의 맞대결이라 팽팽한 투수전이 예상됐지만 의외로 이들이 부진했다. 먼저 흔들린 쪽은 셔저였다. 휴스턴은 1회 말부터 셔저를 괴롭혀 2사 2, 3루의 기회를 만든 뒤 율리에스키 구리엘이 2루타로 먼저 2-0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워싱턴의 반격이 빨랐다. 2회 초 2사 후 라이언 짐머맨의 중월 홈런으로 1점을 따라붙었다. 그리고 소토의 활약이 시작됐다. 1-2로 워싱턴이 뒤진 4회 초 선두 타자로 나온 소토는 콜의 시속 155㎞짜리 속구를 밀어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동점 솔로 아치를 그렸다. 이렇게 기세가 오른 워싱턴은 2-2로 맞선 5회 초 애덤 이튼의 우전 적시타로 전세를 뒤집었고, 소토가 이어진 2사 1, 3루에서 이번에는 콜의 슬라이더를 밀어 좌익수 키를 넘겨 담을 때리는 2타점 2루타로 쐐기를 박았다. 올해 가을야구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40의 가공할 성적을 내고 있던 콜을 무너뜨린 한 방이었다. 워싱턴은 5-2로 승기를 잡자 6회부터 불펜을 가동하며 승부수를 띄우며 휴스턴의 추격을 막아냈다. 이날 셔저는 5이닝 2실점, 콜은 7이닝 5실점했다. 한편 2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휴스턴은 저스틴 벌랜더를, 워싱턴은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를 선발로 예고했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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