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내놓고 처음으로 은행장들을 공식석상에서 만났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조찬 간담회에 참석했다.
대한상의가 주최한 이번 간담회에는 김태영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이동빈 수협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황유노 현대캐피탈 사장, 윤열현 교보생명보험 대표이사,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등 비은행권 CEO도 자리를 함께 했다.
최근 은행권과 금융당국이 신탁 판매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한 이야기가 오고 갈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당국은 신탁 상품도 사실상 사모펀드처럼 운영되고 있다고 보고 고난도 신탁상품을 은행에서 판매하지 못하도록 규제했는데, 은행은 이를 과도한 규제라고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은 위원장은 이날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대책 관련 이야기를 따로 나누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은 위원장은 간담회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박용만 회장님도 계셔서 DLF 대책 이야기를 나누기에 적절한 장소는 아니었다”며 “전날 국회 정무위 법안소위에서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통과된 것을 두고 덕담을 나누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은 위원장은 다음 달 중 시중은행장들을 만날 예정이다. 은 위원장은 “보고받기로 12월 중에 일정을 잡는 거로 안다"며 "제가 언제 모이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은 위원장과 시중은행장들이 다음 달 모임을 갖게 되면 해당 자리에서 신탁 규제를 둘러싼 이야기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은행권이 요구하는 ‘공모형으로 설계된 신탁 상품 판매 허용’을 금융당국이 수용될 지는 미지수다. 은 위원장은 지난 26일 기자들과 만나 “은행이 잘못해서 은행에 하지 말라는데 은행이 갑자기 DLF 피해자처럼 나타났다”며 “엊그제까지 ‘잘못했다’고 빌었던 사람들이 맞나 싶다”고 은행을 비판한 바 있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