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방문한 베트남 하노이 낌마 거리는 대낮인데도 뿌연 미세먼지로 가득 차 하늘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각양각색의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구불구불한 도로와 골목길을 가득 채워 더욱 혼란스러웠다. 근처 하노이 경전철 3호선 10역사 공사현장 차단벽과 깔끔한 건물 외관이 유난히 돋보였다.
이곳은 한국의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포스코건설이 시공 중인 경전철 사업장이다. 대림산업이 도로 위 교량 부분 공사를 마친 상태였고, 역사 내부는 포스코건설이 한창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교량이 끝나는 부분부터 시작되는 약 4㎞ 지하구간과 지하역사 4개소를 맡아 지반공사 등을 하고 있다.
한국 건설사들이 베트남의 교통지도를 바꾸고 있다. 노선버스 등의 대중교통 서비스가 부실해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이들이 유난히 많은 베트남에서 경전철 프로젝트는 도로 체증과 교통 문화를 바꿀 획기적인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경전철 3호선은 하노이 서북부와 남부지역을 잇는 총 연장 12.5㎞ 공사다. 특히 지하구간을 맡은 현대건설은 굴착공법인 TBM(Tunnel Boring Machine)을 하노이 최초로 적용했다. 이 공법은 원형의 회전식 터널 굴진기를 활용해 기존의 발파·굴착보다 빠른 시공 속도와 안전도 향상이 예상된다. 주택지구 구획이 제대로 정리되어 있지 않고 인구 밀집도가 유난히 높은 하노이 현실에 맞는 최적의 공법으로 꼽힌다.
베트남의 경제 수도로 일컬어지는 호찌민에선 GS건설이 메트로 1호선을 시공 중이다. GS건설은 2012년 베트남 도시철도국이 발주한 호찌민 메트로 1호선 2공구 공사를 수주했다. 이 노선은 호찌민 벤타인에서 수오이띠엔 차량기지까지 총연장 19.8㎞ 도시철도 프로젝트다. GS건설이 수주한 2공구는 고가교 14.44㎞와 특수교량 6개소, 역사 11개소, 21만㎡ 규모의 차량기지를 건설하는 것이다. 현재 건축 마감 및 전기 설비공사가 진행 중이며 내년 하반기 준공된다.
이 밖에도 한국 건설사들은 해외 건설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베트남에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며 ‘건설 한류’를 확산하고 있다. 우선 대우건설은 하노이 ‘스타레이크 시티’ 복합단지를 개발 중이다. 스타레이크 시티는 관공서와 주택단지, 오피스·상업시설 등이 들어서는 하노이의 행정복합도시다. 또 현대건설은 최근 베트남 유명 휴양지 냐짱 지역에서 베가시티 복합개발 사업을 수주했다. 이 공사는 냐짱 지역 10만2000평 부지에 지하 1층~지상 30층 규모의 고급호텔 및 빌라 단지를 조성하는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다.
나기천 기자, 하노이=박세준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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