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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가 사회 가이드 역할… 갈등 대신 공생 위한 토양 마련을” [제4회 선학평화상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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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2-05 20:44:21 수정 : 2020-02-07 13:4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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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수상 유난 평화를위한종교 국제명예회장 / 루터 종교개혁 후 가톨릭과 화해 견인 / 팔 난민 출신… ‘이’와 갈등 해결도 앞장 / “난민 돕는 건 정의·평화 위한 일” 강조 / 케냐·요르단 등 각국서 난민 캠프 운영
소감 발표하는 유난 명예회장 제4회 선학평화상 수상자인 무닙 A 유난 평화를위한종교 국제명예회장이 5일 경기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고양=서상배 선임기자

무닙 A 유난 평화를위한종교 국제명예회장이 제4회 선학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건 평생 기독교와 이슬람교, 유대교 사이의 대화를 촉진하고 화해를 이끈 공로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가 1950년 이들 종교가 모두 성지로 꼽는 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 난민으로 태어난 순간 정해진 운명인지 모를 일이다.

팔레스타인에서 자란 유난 명예회장은 1976년 목사 안수를 받고 루터교 목회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에 신자 수가 적지만, 루터교는 ‘종교개혁의 아버지’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 이후 처음으로 역사에 모습을 드러낸 개신교단이다. 독일과 노르웨이, 핀란드 등이 루터교를 국교로 삼고 있으며, 전 세계 신도가 1억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개신교단이다.

2010년 루터교세계연맹 의장에 오른 유난 명예회장은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인 2017년 기념식에 역사상 처음으로 로마가톨릭 교황의 참석을 이끌어내 화제를 모았다.

한학자 총재가 5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제4회 선학평화상’ 시상식에서 무닙 A. 유난 평화를위한종교 국제명예회장에게 본상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양=하상윤 기자

유난 명예회장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 해결에 앞장선 것으로도 유명하다. 아울러 루터교의 핵심 교리 문서인 ‘아우크스부르크 신앙고백서’를 아랍어로 최초로 번역해 기독교와 이슬람교 간의 이해 촉진에 기여했다.

유난 명예회장은 5일 세계일보와 만나 전 세계 각지에서 종교 갈등으로 전쟁이 끊이지 않는 것에 대해 “종교 갈등이 아니다. 종교를 앞세운 정치 갈등이다. 종교는 대화와 정의, 공생을 위해 존재한다. 종교의 역할은 성과 인종, 민족, 정파를 모두 떠나 공통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다. 특히 종교적 극단주의를 배격하고, 서로가 공생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종교와 정치의 거리는 ‘불가근불가원’이다. 부정의한 상황에서는 종교가 나서 이를 언급하면서 사회의 가이드 역할을 해야 한다. 특히 인종주의 차별, 비윤리 등에 대해선 강하게 저항하고 휴머니티에 근거한 헌신의 메시지를 내놓아야 한다. 이것도 종교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한학자 총재가 5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제4회 선학평화상’ 시상식에서 무닙 A. 유난 평화를위한종교 국제명예회장에게 본상을 수여하고 있다. 고양=하상윤 기자
한학자 총재가 5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제4회 선학평화상’ 시상식에서 무닙 A. 유난 평화를위한종교 국제명예회장에게 본상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 총재, 무닙 A. 유난 명예회장, 홍일식 선학평화상 위원장. 고양=하상윤 기자

유난 명예회장은 한반도 통일 문제에도 관심이 크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3번의 남북 정상회담이 있었는데 매우 주목할 만한 진전”이라면서 “결국 남북은 하나이자 가족이다. 분단은 항상 나쁜 것이며 통일은 필연적인 것이다. 점점 더 단계를 밟아가면 언젠가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난 명예회장은 여전히 스스로를 ‘난민’이라 칭하며 난민의 정체성을 잊지 않으려 노력 중이다. 그는 “난민이라고 조국을 등지고 싶을까. 아니다”라면서 “난민을 돕는 것은 정의와 평화를 위한 일”이라고 힘줘 말했다. 루터교세계연맹은 케냐와 요르단, 팔레스타인 등 세계 각지에 난민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유난 명예회장은 이어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가 여전히 가난 속에 살고 있다. 그들은 식민지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식민지화되어 있다. 한국이 광복 후 눈부신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뤄낸 것을 보면서 느낀 게 많다. 강대국들이 미발전 국가가 성숙하고 평등한 시민사회를 구축할 수 있도록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 성숙한 시민사회 구축에 종교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유난 명예회장은 “루터교인이자 팔레스타인 난민으로서 이 권위 있는 상을 받은 것에 영광을 표한다. 이 상의 수상이 종교 간 대화와 평화 구축이라는 성스러운 길의 종착지는 아니다. 오히려 평화의 증인이자 정의의 대리인, 인권 옹호자, 화해의 사역자, 사랑의 사도가 되고자 하는 동기가 커지는 것을 느낀다”는 말로 수상 소감을 마무리했다.

 

고양=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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