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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범죄’ 전과로 고대서 출교 의대생…인턴에 합격했다가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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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2-25 08:17:13 수정 : 2020-02-25 12:3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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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등 3명, 동기 여학생 성추행 혐의로 고려대 의대 출교/A씨, 출소 후 성대 의대 입학해 의사 국가고시 합격/A씨, 가톨릭 중앙의료원 인턴 합격했으나 결국 합격 취소
세계일보 자료사진

 

 

고려대 의대에서 2011년 발생한 동료 의대생 성추행 사건으로 출교 조치된 남성이 올해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의 인턴 모집에 합격했다가 이 같은 전력이 밝혀져 채용이 취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남성은 복역을 마치고 정시로 성균관대 의대에 입학한 뒤 국가고시에 응시해 의사 면허를 땄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측은 채용 과정에서 성범죄 전과 조회를 거쳤지만, 관련법에 의해 당사자의 기록이 지워진 뒤여서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2012년 6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6개월을 확정받았던 A(32)씨는 최근 가톨릭중앙의료원의 인턴에 합격했다가 얼마안돼 취소 조치를 받았다.

 

가톨릭중앙의료원 관계자는 이날 “A씨가 올해 인턴으로 합격한 것은 사실”이라며 “채용 과정에서 성범죄 전과기록 조회를 필수로 거치는데, A씨는 기록상으로 문제가 되는 사람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범죄 전과는 의사가 되는 데는 법적 제재는 없으나, 직업윤리 측면에서 A씨의 합격을 취소하고 차점자를 채용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현행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3년을 초과하는 징역·금고는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날부터 10년, 3년 이하의 징역과 금고는 5년, 벌금형은 2년 후 각각 효력을 잃는다. 같은법 8조는 이러한 조항에 따라 형이 실효되었을 때 수형 인명표를 삭제하도록 한다. 따라서 징역 2년6월이 확정된 A씨의 수형 인명표는 출소 시점인 2014년에서 5년이 흐른 지난해 폐기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A씨를 비롯한 고려대 의대생 3명은 본과 4학년에 재학 중이던 2011년 5월 경기 가평 용추계곡의 한 민박집에서 동기생인 B씨(여)가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사이 몸을 만지고, 휴대전화 등으로 몸을 촬영한 혐의로 기소돼 이듬해 대법원에서 징역 1년6개월~2년6개월형이 확정됐다.

 

당시 A씨 등은 재판을 받으면서 ‘호화 변호인단’을 선임하고, 피해 여학생에 대해 ‘사생활이 문란하다/아니다’ 등의 문항을 담은 설문조사를 진행한 사실이 알려져 더 큰 비판을 받았다.

 

이들에 대한 학교 측의 징계 심의가 길어지자 ‘가해자의 학교 복귀를 허용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었고,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이들의 출교를 촉구하는 등 학교 안팎으로 큰 파문이 일었다.

 

출소한 A씨는 정시로 2014년 성균관대 의대에 합격했으며, 다른 두 명도 성균관대와 타지역 의대에 각각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씨의 전과는 성균관대 재학생이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에서 그의 이름을 조회하면서 드러나기도 했다.

 

특히 A씨가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으로만 지원하는 정시 전형으로 합격한 것으로 전해져 입시제도 등을 둘러싼 갑론을박도 벌어졌다.

 

2016년에는 성균관대 의대·의학전문대학원 학생회가 A씨의 재학을 문제 삼고 “중한 성범죄 전과를 보유한 사람이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의사가 되는 것에 법적 제재가 없음에 문제를 제기한다”고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한편 현행 의료법은 ▲정신질환자 ▲마약·대마·향정신성의약품 중독자 ▲피성년후견인·피한정후견인 ▲의료법을 위반한 자만 의료인이 될 수 없는 결격사유로 지정하고 있다.

 

최서영·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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