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에도 전국에서 수백명이 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확진환자가 집중된 대구지역의 방역관리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 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신천지교회 신도들의) 대구 현지의 상황이 급박하여 음성 환자 입력이 지연되고 있어 정확한 통계집계에 애로를 겪고 있으나 확진환자 비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대구시의 확진환자 발생에 대해 엄중하게 상황을 분석하고 있으며,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추가적인 조치들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확진환자가 571명으로 늘면서 확진환자가 2337명을 넘어선 가운데 대구 지역 확진환자는 총 1579명으로 집계됐다.
대구지역에서만 수백명의 확진환자가 집중되면서 의료진과 병상부족 등의 ‘병목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정부는 중증도 분류를 통해 대구지역 중증 환자들을 타 시도로 이송해 병상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대구지역에서는 600명이 넘는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병상을 구하지 못해 자가격리 중이다. 지난 27일에는 입원치료를 받지 못한 대구지역 환자(1443번 환자)가 사망하는 일도 발생했다.
김 차관은 “현재 대구지역 확진환자들에 대한 중증도 분류를 시행해 중증 환자부터 우선적으로 상급병원에 입원하도록 조치하고 있다”며 “중증도 분류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저질환의 확인을 위한 건강보험 자료를 적시에 제공하고 집중치료가 필요한 환자부터 신속하게 상급병원에 입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병상 확보와 관련해서 김 차관은 “다른 지역의 중증 환자에 대한 입원처리를 지원하고 통제하기 위해 국립중앙의료원에 전원지원상황실을 설치해 운영하고 이 통제에 따라 환자가 입원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런 내용을 담은 시행지침이 오늘 중 모든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된다”이라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다만 “진행 과정에서 일부 환자들이 다른 병원으로의 전원을 거부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고 병상을 다 비운 경우에 최소한의 시설정비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며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지역 외 국립마산병원, 국립대전국군병원 등도 전날부터 대구지역 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하고 있다. 정부는 늘어나는 코로나19 환자 수용을 위해 전국적으로 1만개 병상을 확보할 계획이다.
정부는 업무량이 과중되고 있는 대구·경북지역 의료인력 지원방안도 마련했다. 중대본은 파견근무한 의료인력을 2주마다 교체하고 파견이 끝난 의료진이 자가격리가 가능하도록 2주 공가 또는 유급휴가를 보장하기로 했다. 지자체 관리팀을 통해 의료진에게 안전한 숙소 목록을 제공하는 한편 체온 측정 등 건강관리도 지속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공중보건의사와 군인, 공공기관 근무자에게 위험보상 수당을 지급한다. 특별지원활동수당으로 의사는 12만원, 간호사는 7만원을 받는다. 민간인력에도 메르스 사태 당시 지급했던 인건비에 준해 경제적 보상을 지급할 계획이다. 의사는 하루 45만~55만원, 간호사는 하루에 30만원을 받게 된다.
또 의료진이 보호장비를 가지고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보호장비를 보건소를 거치지 않고 의료기관에 직접 배송하기로 했다. 음압시설, 의료진 보호장비, 치료제 지원을 요청한 경북지역에는 전신보호구 5만5650여개, 방역용 마스크 9만1300여개 등을 지원했으며 앞으로도 추가 지원할 계획이다.
대구시가 정부로부터 확보한 신천지대구교회 신도 명부와 이미 확보한 명단을 대조한 결과 신도 수가 크게 차이가 나면서 대구교회 책임자에 대해 고발조치하는 등 강력 대응하기로 했다.
대구시는 지난 27일 질병관리본부로부터 타 지역 신천지교회 신도 중 대구에 주소를 둔 거주자, 대구교회 교육생 등을 포함한 명부를 시가 확보한 신천지대구 교회 명부와 대조한 결과 신도 1983명을 추가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애초 일각에서 우려했던 신천지의 신도 명단 은폐 의혹이 일고 있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은 이날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지난달 23일에 이은 두 번째 입장문을 내 “의도적으로 성도 수를 은폐한다는 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신천지예수교회를 향한 마녀사냥이 극에 달하고 있다. 성도를 향한 해고통보를 비롯한 직장 내 핍박과 괴롭힘, 가정 핍박, 낙인, 비방 등의 피해사례가 4000여건이나 보고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유치원, 초·중·고교 개학이 일주일 미뤄지면서 정부가 긴급돌봄을 제공하기로 했지만 돌봄교실에서의 코로나19 감염 우려, 돌봄시간 오후 2∼3시 제한 등에 걸려 신청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에 따르면 교육 당국이 지난 24∼26일 긴급돌봄 수요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 초등학생 272만1484명 가운데 4만8656명(1.8%)만 신청했다. 전체 초등학교 6117곳 가운데 1967곳(32.2%)은 신청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남혜정·이동수·이창수 기자, 대구=김덕용 기자 hjn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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