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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머리카락 휘날리며… 프로야구 ‘장발 투수’ 바람

입력 : 2020-04-24 06:00:00 수정 : 2020-04-23 20:4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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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삼손 효과’ 주목 / 시각적으로 상대 압도 숨은 전략 / 심기일전 위해 이미지 변신 시도 / KT 이대은·NC 배재환 대표적 / 한화 김범수 ‘야생마’ 이상훈 동경 / KT 하준호·롯데 김원중도 눈길 / 외국인 타자도 합류… 활약 관심

2000년대 초 긴 머리를 휘날리며 LG 마무리투수로 마운드를 호령했던 ‘야생마’ 이상훈(49)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현역 시절을 기억하는 팬은 여전히 많다. 그만큼 야구 모자 아래로 흩날리는 머리카락이 주는 이미지는 강렬했다. 그런데 KBO리그 2020시즌에 마치 ‘삼손’처럼 긴 머리에서 힘이 난다는 듯 ‘장발’의 투수가 많아지고 있다. 이들에게 긴 머리카락은 남다른 각오를 드러내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대은

이런 흐름은 지난 시즌부터 나타났다. 2019년 머리를 기르기 시작한 투수로는 KT 이대은(31)과 키움 조상우(26), NC 배재환(25)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선발로 시즌을 시작했던 이대은은 고전하다 마무리로 보직을 바꿨고 그 과정에서 장발로 변신해 눈길을 끌었다. 본인은 “언젠가 해보고 싶었던 일이었다”고 머리를 기른 이유를 설명했지만 심기일전과 무관하지 않다. 조상우 역시 1년 공백을 메우고 돌아오면서 긴 머리를 드러냈다. 배재환은 “잘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머리를 길렀고,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한화 김범수(25)도 지난해 여름부터 가위를 멀리하고 있다. 현재 팀의 5선발 경쟁 중인 그는 “이상훈 위원을 어릴 때부터 존경해 그 모습을 따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범수
하준호

올해 들어 조상우가 머리를 다듬으면서 이전의 완전한 장발에서는 벗어났지만 이대은 배재환에 더해 더 많은 선수가 장발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우선 KT 하준호(31)가 있다. 그는 동갑내기 이대은과 함께 KT 불펜에서 ‘장발 듀오’를 결성했다. 투수에서 타자로 다시 투수로 보직을 변동하는 등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왔기에 머리를 기르는 마음가짐이 남다르다.

김원중

지난해 롯데 선발로 활약하다 올해 마무리로 보직을 바꾼 김원중(27)도 갈깃머리를 휘날리는 모습으로 변신해 눈길을 끈다. 수려한 외모로 여성팬이 많은 김원중은 “메이저리그 노아 신더가드나 제이컵 디그롬 등이 머리를 휘날리면서 공을 던지는 모습을 보며 멋지다고 생각했다”고 장발로 변신한 계기를 전했지만 좀 더 강인한 인상으로 타자를 상대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물론 일부 팬은 “인물을 낭비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한다.

장필준

여기에 삼성 장필준(32)의 모습도 팬들에게 이야기 소재가 되고 있다. 지난 21일 KIA와의 연습경기에 길게 기른 머리를 질끈 동여매고 얼굴에는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채 마운드에 올라 이전과 전혀 다른 외모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많은 누리꾼이 “‘나는 자연인이다’를 보는 줄 알았다”거나 “추노가 나타났다”고 할 만큼 강렬한 모습이었다.

국내 투수와 달리 타자는 지난해 헬멧 아래로 긴 머리를 휘날렸던 LG 이형종이 올해는 머리를 자르면서 장발을 좀처럼 볼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삼성 타일러 살라디노(31)와 키움 테일러 모터(31) 등 새 외국인 타자들이 긴 머리 대열에 합류했다. 이들이 한국 무대에 잘 적응해 찰랑거리는 머리카락과 함께 멋진 활약을 펼쳐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KBO는 이날 팀당 2경기씩 연습경기를 추가 편성했다. 오는 29일과 5월1일 각각 5경기씩 열리고 오후 2시 시작이 원칙이지만 구단의 요청 시 야간경기로 진행될 수 있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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