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BO리그 복귀를 원하는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33)가 과거 음주운전에 대해 예상보다 수위가 낮은 1년 징계를 받았다.
KBO는 25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어 강정호에게 1년간 유기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의 제재를 부과했다.
최대 3년의 징계가 예상됐던 것과 비교하면 징계 수위 자체가 대폭 낮아서 강정호의 KBO리그 복귀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강정호의 징계는 임의탈퇴 복귀 후 KBO리그 선수 등록 시점부터 적용된다.
이에 따라 강정호는 KBO 구단과 계약 후 1년 동안 경기 출전 및 훈련 참가 등 모든 참가 활동을 할 수 없다.
또한 봉사활동 300시간을 이행해야 실격 처분이 해제된다.
상벌위는 "과거 미신고했던 음주운전 사실과 음주로 인한 사고의 경중 등을 살펴보고, 강정호가 프로야구 선수로서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이같이 제재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강정호는 KBO 상벌위에서 징계 수위가 결정되자 소속사 리코스포츠에이전시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강정호는 “2016년 12월 사고 이후에 모든 시간을 후회하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보냈다. 팬들이 느낀 실망감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지만, 봉사·기부 활동으로 세상에 지은 잘못을 조금이나마 갚아보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말할 자격이 없는 것을 알지만,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야구를 하고 싶다. 열심히 봉사하며 살아가겠다”고 약속했다.
사과문의 맥락상 제재 수위를 받아들이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강정호는 KBO 상벌위에도 A4 용지 2장 분량의 사과문을 제출했다.
강정호의 KBO리그 복귀를 위한 우선 협상권은 키움에 있다. 키움 관계자는 “강정호, 혹은 그의 법률대리인으로부터 복귀 의사를 직접 전달받지 못했다. 그가 임의탈퇴 해제를 요청한 사실도 KBO로부터 통보받았다”며 “구단 차원의 논의는 강정호의 의사를 직접 들은 뒤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정호는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프로로 데뷔해 우리·서울·넥센으로 스폰서 타이틀을 변경한 키움에서 2014년까지 모두 9시즌 동안 KBO리그 통산 916안타 139홈런 타율 0.298을 기록했다.
키움의 계약 문제와 별도로 음주운전 전과에 엄격한 국내 여론은 강정호의 복귀 추진을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 강정호의 법률대리를 맡은 김선웅 변호사는 KBO 상벌위에 출석한 뒤 “강정호도 자신에게 부정적인 국내 여론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윤종 기자 hyj070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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