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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괜찮아요?” [밀착취재]

입력 : 2020-07-26 10:00:00 수정 : 2020-07-26 01: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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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포유류 전문 사육 서울대공원 해양관 가족들
캘리포니아 바다사자 꼬마가 안압 검사를 하고 있다. 긴장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긍정적 강화훈련으로 진료를 받을 때 필요한 자세를 취할 수 있다.

최근 해양오염과 기후변화 등으로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해양동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해양동물 중 해양포유류만 전문적으로 사육하고 있는 서울대공원 동물원 해양관을 찾아 그들의 생활을 지켜봤다.

가장 나이가 많은 캘리포니아 바다사자 방울(32세)이의 눈이 백내장으로 하얗게 변했다.

해양관에서는 점박이물범(천연기념물 331호), 참불범, 캘리포니아 바다사자, 큰바다사자, 오타리아, 남미물개 6종 33수(+1)가 생활하고 있다. 4명의 사육사가 이들을 돌보고 있다. 사육사들은 방사장 내 배수와 청소, 훈련, 개체점검, 수질 검사, 먹이 급여 등을 하며 하루를 보낸다.

캘리포니아 바다사자 꼬마가 훈련을 받기 위해 장경인 사육사와 복도를 걸어 나오고 있다.

현재 해양관은 7개 방사장 가운데 4개를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 개체가 방사장에서 무리와 함께 있지만 특별히 관리가 필요한 몇몇은 내실에서 따로 지내고 있다.

참물범 남이가 입을 크게 벌려 사육사가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89년생 캘리포니아 바다사자 방울이는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건강해 보였다. 바다사자의 평균 수명이 20년~25년이다. 긍정적 강화훈련과 정밀한 건강관리가 아직까지 건강하게 살아 있는 이유다. 방울이는 2005년부터 수년간 애교 넘치는 공연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살인미소’는 여전했지만 백내장으로 시력이 좋지 않아 보여 마음이 씁쓸했다.

해양관에서 생태설명회를 위해 내실에서 특별히 관리하고 있는 참물범 남이가 체중계에 올라가 체중을 재고 있다. 참물범은 온순하지만 예민하다.
장경인 사육사와 양치질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바다사자 꼬마.

또 다른 캘리포니아 바다사자 꼬마(22세)가 의료진으로부터 안압측정 검사를 받았다. 이날 검사에서 특히 안압이 높게 측정됐다. 꼬마는 체중계에 올라가 체중을 측정할 때도, 안압 검사를 할 때도 얌전히 검사에 임했다. 평소 긍정적 강화훈련이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다. 긍정적 강화훈련이란 먹이와 칭찬 등을 통해 기대했던 행동이나 반응을 유도하는 훈련법으로, 동물들이 마취 없이 진료를 하거나 체혈, 엑스레이 촬영 등 치료에 필요한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캘리포니아 바다사자 방울이가 체중을 재고 있다. 고령인 방울이를 위해 정밀한 건강검진이 이루어진다.
참물범인 남이의 몸 구석구석을 이상이 없는지 살펴보고 있는 선주동 사육사.

참물범인 남(4세)이도 사육사로부터 훈련을 받고 있었다. 남이는 해양관에서 해양동물의 특징과 습성을 설명하고 해양동물 및 해양생태계의 중요성과 자연의 소중함을 알리는 생태설명회를 위해 특별히 훈련하고 있는 개체다. 남이는 해양관의 ‘홍보대사’로 불린다.

남미물개 방사장에서 사육사들이 먹이 급여를 하며 물개들의 행동과 건강 상태를 관찰하고 있다.

사육사들이 물범 방사장에서 행동풍부화를 위해 직접 고안해 만든 장난감을 던져주자 호기심 가득한 물범들이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행동풍부화란 동물들에게 적합한 행동과 선택의 기회를 제공해 동물복지를 향상시키는 프로그램이다. 야생의 자연스러운 행동이 나타나도록 돕는 것이다.

이복록 사육사가 물범 방사장에 먹이를 던져주고 있다.

해양관은 해양동물 전문 구조치료 기관으로 지정돼 운영하고 있다. 구조나 치료가 필요한 해양동물을 재활 후 관리 또는 방류하는 일을 한다. “2013년 시력을 잃고 탈진한 상태로 구조된 물개 마음이는 7년 동안 이곳에서 보살핌을 받다 작년에 세상을 떠났다. 이밖에도 구조에 나섰지만 정치망에 걸려 죽거나 부검 결과 뱃속에 해양쓰레기가 가득했던 해양동물들도 있었다”고 선주동 사육사가 전했다. 서식지를 잃고 해양쓰레기로 고통받는 해양동물들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가 아닐까?

 

사진·글=남정탁 기자 jungtak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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